계절은 다시 돌아오기에

출간일 2019년 3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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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엄마가 정상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달려있어요. 엘리자베스가 말했다. 그 정의는 내가 정상을 정의하는 방식과 다르겠지만요. 우리는 모두 상대성 속에 살고 현재 정상에 대한 내 정의는 엄마의 정의와 다르고 아마 같아지지 않을 거예요.(10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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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돌아가’와 ‘네 나라로’가 아직도 벽을 가로질러 쓰여 있는 집을 지나가다가 그 아래 누군가가 다채롭고 화사한 색깔로 “미안하지만 여기가 우리 나라랍니다”라고 쓰고 그 옆에 나무 한 그루와 선홍색 꽃들을 그려놓은 것을 본다. 꽃들이, 셀로판지와 종이에 싸인 진짜 꽃들이 근처의 포장도로에 많이 놓여 있어 마치 최근에 그 곳에서 사고가 일어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181-18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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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이후 영국 사회의 모습과 노인 대니얼의 꿈 속에 나오는 60년대 모습, 대니얼과 함께 한 엘리자베스의 어린 시절 추억들이 교차되며 스토리가 진행이 된다.
과거와 비교되는 차갑고 매몰찬 분위기의 현재 사회를 가을에 비유한 것은 앞으로 더 차가워질 것이라는 걱정과 우려만 담겨있는 건 아닐 것이다. 계절은 언제나 순환하고 추운 겨울이 지나면 다시 꽃이 피는 봄이 오듯 도시도 사람들도 따뜻해질 것이라는 희망이 담긴 비유가 아닐까. 꽃을 그려놓고 꽃들을 가져다 놓는 사람들이 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