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같은 사람으로 부하면 얼마나 더 부하며, 귀하다면 얼마나 더 귀하랴

시리즈 세계문학전집 250 | 이광수 | 엮음 정영훈
출간일 2010년 7월 2일

다 같은 사람으로 부하면 얼마나 더 부하며, 귀하다면 얼마나 더 귀하랴. 조그마한 돌 위에 올라서서 다른 사람들을 내려다보며 “이놈들, 나는 너희보다 높은 사람이로다.” 함과 같으니, 제가 높으면 얼마나 높으랴. 또 지금 제가 올라선 돌은 어제 다른 사람이 올라섰던 돌이요, 내일 또 다른 사람이 올라설 돌이라. 거지에게 식은 밥 한술을 줌은 후일 네 자손으로 하여금 내 자손에게 그렇게 하여 달라는 뜻이 아니며, 그와 반대로 지금 어떤 거지를 박대하고 기롱함은 후일 네 자손으로 하여금 내 자손에게 이렇게 하여 달라 함이 아닐까. 모르괘라, 얼마 후에 영채가 어떻게 부귀한 몸이 되고, 선형이가 어떻게 빈천한 몸이 될는지도.-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