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복종

연령 15~80세 | 출간일 2018년 12월 21일

p.159

‘내 마음속으로 그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부끄러움. 그들은 심성이 나쁜 사람들이 아니었다. (…) 그들은 잔인하거나 불쾌하거나 악의적인 성품을 가진 사람들이 아니었다. (…) 그들의 삶 면전에 내 인생을 곧장 들이밀며 박살내 버린 나라는 존재를, 그들이 응당 겪어야 했던 것은 아니었다. 내가 그런 짓을 한 건 절대 옳다고만은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리고 만약 내가 그런 짓을 하지 않고 넘어갔다면? 그래, 그것 역시 옳다고 할 수는 없었을 터다.’

p.237

하지만 침묵해야죠. 있잖아요, 침묵. 의심이 들 때면 일단 침묵하는 거죠. 대부분의 경우에는 침묵이 정답이니까요. 그러면 그녀는 말한다. 아니요, 그렇지 않아요. 침묵은 능력이 아닙니다. 그건 힘이 아니에요. 침묵은 약자가 약한 상태로 남고 강자가 강한 상태로 남게 하는 수단이에요. 침묵은 억압이 행해지는 방식이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