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역겨운 작고 차가운 손이 코트 속의 맨살을 더듬는 거예요. 그건 살아 있는 얼음 같았고, 제 피부는 뱃전의 작은 날치처럼 그걸 피해 펄쩍 뛰어 도망치기 시작했어요. 그게 움직이기도 전에 제 피부는 그게 어디로 움직일지 아는 것 같았고, 제 피부는 계속 그걸 앞질러 움직여서 정작 손이 닿았을 때는 거기 아무것도 없는 듯했어요. 그러고나서 그 손이 제 배 속으로 통하는 곳까지 내려왔어요. 저는 그 전날 점심 이후 아무것도 먹지 못해 속이 부글거렸고 옥수수 껍질이, 마치 비웃듯 엄청난 소리를 냈어요. 그간 줄곧 그 사람의 손이 제 블루머 속으로 밀고 들어오는 데도 제가 여태 사내아이로 바뀌지 않아 그것들이 절 비웃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전 그때 숨을 쉬지 않았기 때문에 그건 우스운 일이었어요. 전 한참 동안 숨을 쉬지 않았어요. 그래서 전 제가 죽었다고 생각했지요 289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