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웃게 만들던 바람. 그 바람에 손가락 사이에서 풀려나가던 실이 끊어지자. 우리는 허공에서 중심을 잃고 제멋대로 흔들리는 종이 연을 바라보며 웃기 시작했지. 한 마리 새처럼 긴 꼬리를 늘어뜨린 채 푸른 벌판으로 곤두박질치던 종이연을 바라보며 웃고 있었지. 19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