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으로의 긴 여로

존 안개 속에 있고 싶었어요. 정원을 반만 내려가도 이 집은 보이지 않죠. 여기에 집이 있는지조차 모르게 되는 거죠. 이 동네 다른 집들도요. 지척을 구분할 수가 없었어요. 아무도 만나지 않았죠. 모든 게 비현실적으로 보이고 들렸어요. 그대로인 건 아무것도 없었어요. 바로 제가 원하던 거였죠. 진실은 진실이 아니고 인생은 스스로에게서 숨을 수 있는, 그런 다른 세상에 저 홀로 있는 거요. 저 항구 너머, 해변을 따라 길이 이어지는 곳에서는 땅 위에 있는 느낌조차도 없어졌어요. 안개와 바다가 마티 하나인 것 같았죠. 그래서 바다 밑을 걷고 있는 기분이었어요. 오래전에 익사한 것처럼. 전 안개의 일부가 된 유령이고 안개는 바다의 유령인 것처럼. -16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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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하나 빠짐없이 모두 나약하고 병든 가족들
서로를 이해했다가 헐뜯었다가 싸우다가 화해하다가 용서하다가
다들 각자의 아픔으로 인해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가족이랑 울타리 안에서 너무 잔혹하다
그런데 작가의 실화라니
천재의 탄생은 늘 저런 곳에서 시작되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