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태엽 오렌지

앤서니 버지스 지음, 박시영 옮김

 

그 유명한 스탠리 규브릭 감독이 영화로 제작했고 꽤 흥행했던 거로 기억하는데, 영화를 보진 않았다.

줄거리도 모르지만, 워낙 유명세를 탓던 작품이라 읽지 않았어도 읽은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내용이 나름 재밌다.

 

주인공인 알렉스는 마약, 폭행, 절도, 강간을 일삼는 비행 청소년이다.

그를 따르는 친구들과 함께 절도를 위해 노부인이 사는 집에 들어갔다가 몸싸움중에 노인네를 죽인다.

친구들이 알레스를 버리고 도주하는 바람에 알렉스 혼자 경찰에 잡히고, 10년 이상 교도소에 갇힌다.

교도소에서의 조기 석방을 노리고 가식적으로 회개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지내다가, 조기 출소할 방법이 있다는 정부 관계자의 제안에 동의하여 교도소를 나와 그를 치료할 건물로 이송된다.

그곳에서 범죄 심리 치료를 받는데 이게 참 황당하다. 파블로프 박사가 발표한 ”개의 침 분비 실험”과 유사하다. 범죄 영상을 반복적으로 보여주면서 몸에 고통을 느끼게 해서, 범죄의 욕구가 생기면 반사적으로 고통을 느끼게 하는 방법이다. 치료의 결과로 알렉스는 자신의 판단에 의해서가 아니라 반복된 훈련으로 인해 반사적으로 범죄 욕구가 생길 때마다 몸에 통증을 느끼게 됨으로 인해 선한 행동을 하는 사람이 된다. 출소해서 집에 돌아가보니 이상한 친구가 하숙생으로 자기 방을 쓰고 있다. 집에서 나온 알렉스는 이곳저곳을 방황하다가 자신을 받아 주는 곳이 없자 자살할 방법을 찾기 위해 도서관으로 간다. 그곳에서 예전에 자신이 폭행했던 할배를 만나 몸싸움을 하다 경찰에 잡힌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경찰 중 한명이 예전에 자신의 친구이자 부하였던 녀석이다. 경찰은 알렉스를 도와주기는 커녕 할배 편을 들고 자체 교화를 하겠다며 한적한 곳으로 데려가 알렉스를 폭행한다. 비참한 마음에 방황하다 주변의 인가에 들어간다. 들어가보니 예전에 자신이 행패를 부렸던 집이다. 다행히 주인은 알렉스를 알아보지 못한다. “시계태엽 오렌지”라는 책을 썼으며, 전체주의 정부의 탄압에 맞서 싸우는 사람이다. 그의 동료들은 알렉스의 인권보다는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알렉스의 자살을 유도한다. 그들이 마련해준 아파트에서 자살 충동을 느낀 알렉스는 투신 자살을 시도한다. 운좋게 목숨을 건진 알렉스는 정부 관계자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되고 다시 원래 상태로 되돌리는 심리치료를 받는다. 건강을 회복한 알렉스는 다시 자유의지에 의해 행동하게 되고, 미래의 아들을 떠올리며 이야기를 마친다.

 

다수의 행복(범죄율 감소)을 위해 개인의 자유의지 또는 행복이 희생되고,

전체주의에 반대하는 세력은 정권 교체를 위해 개인을 또다시 희생시키는 등,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