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까지 노랑노랑 해지는 소설, 『보건교사 안은영』

서평을 써야겠다고 앉아서 생각하니 황당해서 자꾸만 어이없는 웃음이 터져 나오는 책이다. 영화로 치자면 마블 영화를 보는 것 같아서 읽으면서도 읽고 나서도 책으로서는 굉장히 독특한 설정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명랑만화 느낌이 물씬 풍기는 노랑노랑한 표지와 제목에 걸맞게 보건교사 안은영은 명랑만화의 주인공 같은 성격의 소유자다. 퇴마사는 퇴마사인데 음침하기는커녕 발랄한 분위기로 이어나간다. 스토리 진행도 처음부터 끝까지 쭉 이어지는 방식이 아니고 각 장이 안은영에게 일어나는 개개의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방식이라 세일러문 같은 만화를 보는 느낌이다. 어떤 면에서든 내게는 아주 신선한 소설이었다. 대놓고 SF 장르도 아닌 것이 그렇다고 평범한 보건교사도 아니니 말이다.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읽었기 때문에 처음 내용을 접하고는 당혹스럽기도 했고 내가 선호하는 부류의 소설과는 거리가 멀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깊은 고뇌에 빠지게 하는 책 말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을 찾는 날에 제격인 소설이다. 분량도 많지 않아 금방 읽을 수 있으니 가끔은 머리 아픈 날 골치 아픈 생각일랑 접어두고 읽기에 아주 적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