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의미도 없어 보이고 별다른 사건 역시 존재하지 않는 듯한 이 연극.
정체를 알 수 없는 ‘고도’를 언제부터 기다리는지도 모를 두 남자의
대화로 가득한 이 연극은 독특한 냄새를 풍긴다.
‘존재하지 않는 고도의 존재감’으로 무대를 채우고 있으니 말이다.
고도는 소년을 통해서만 자신의 말을 알린다.
오늘 밤에는 못 갈 것 같다.
내일은 꼭 가겠다.
이는 매일같이 반복되었으며, 계속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기다린다.
‘고도’는 작가 본인도
“내가 고도가 무얼 의미하는 지 알았다면 이 작품 내에 등장시켰을 것이다.”
라고 말하며 그 신비감을 드높인다.
‘고도’는 모든 것이면서 아무 것도 아닐 수 있다.
누가 기다리느냐에 따라 그 존재는 빛, 구원, 메시아, 빵, 사랑… 어떤 것도 될 수 있다.
나도 지금까지, 앞으로도 나의 고도를 기다리며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