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읽는다는 것은,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문제다!

다시 시작하는 경이로운 순간들

글이 태어나는 시간

정은귀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23년 7월 15일 | ISBN 978-89-374-7702-7

패키지 반양장 · 변형판 140x210 · 302쪽 | 가격 17,000원

책소개

『다시 시작하는 경이로운 순간들』은 영미 시를 우리말로 옮기고 우리 시를 영어로 번역해 온 정은귀 교수가 읽고 쓰는 ‘삶에 대하여’ 들려주는 이야기다.

편집자 리뷰

● 실패하고 좌절해도 다시 시작해야 한다!

『다시 시작하는 경이로운 순간들』은 영미 시를 우리말로 옮기고 우리 시를 영어로 번역해 온 정은귀 교수가 읽고 쓰는 ‘삶에 대하여’ 들려주는 이야기다. 시를 읽는다는 것은 “좌절 앞에서도 유유히 나아가는” 것이며, 내 안에 있는 두려움과 아직도 싸우는 여정이지만 “절망이 오히려 아름다워지는 순간”을 경험하는 일이며, 비로소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이 된다!

그러고 보니 시는 매일 넘어지는 제게 툭툭 털고 일어나라고 새로 시작하는 어떤 힘을 주었네요. 어떤 당혹, 어떤 슬픔, 어떤 위태와 어떤 불안을 시를 읽으며 건넜네요. 제가 시를 오롯이 짝사랑하는 줄로만 알았는데 알고 보니 순간순간 시가 저를 사랑했네요. 시가 제게 걸음마를 가르쳤네요. 시가 제게 다시 시작하는 경이로운 순간을 선물했네요.
―정은귀, 『다시 시작하는 경이로운 순간들』에서

시인이 겪은 역경들이 글이라는 창작 활동으로 승화될 때 그들의 아픔은 오히려 독자에게 나눔을 실천하는 경이로운 순간을 만들어 낸다. 마찬가지로 그런 시를 읽는 우리 또한 상처에 매몰되지 않고 아픈 경험을 지혜로 승화시켜 소중한 삶의 재료로 만들어 내는 경이로운 순간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부제 “글이 태어나는 시간”은 단지 작가들이 시를 쓰는 시간만이 아니라 독자가 자기 삶을 새롭게 해석하고 정의하는 소중한 시간이다.

시를 쓰는 일도, 글을 읽는 일도, 하루하루 살아가는 우리 삶도 기다림과 인내의 연속입니다. (…) 꽃이 피는 시간은 긴 인내 후에 갑작스럽게 도달하는 어떤 깨달음입니다. 눈에 잘 띄지 않다가 문득 환하게 피어 우리 눈을 놀라게 하는 붉은 한 송이 꽃. 글 또한 밤을 새고 말을 고르는 인내의 시간을 지나 어느 순간 자기 자리를 찾아 드러납니다.
―정은귀, 『다시 시작하는 경이로운 순간들』에서

● 시 읽기는 어떻게 삶과 연결되는가?

정은귀 교수는 노벨문학상 수상 시인 루이즈 글릭, 영화 「패터슨」에서 패터슨이 사랑한 윌리엄 칼로스 윌리엄스, 크리스티나 로세티부터 앤 섹스턴까지 대표적인 영미권 여성 시인들을 국내 소개할 뿐만 아니라, 심보선, 이성복 등 한국 대표 시인들의 시집을 영어로 옮겨 세계에 알려 왔다. 또한 그 누구보다도 시를 사랑하는 영문학자로서 강단에서는 특히 현실의 삶과 연결하여 어떻게 번역해야 하는가에 대해 열정적으로 가르치고 있다.

모든 것이 마련된 풍요 속에서가 아니라 저마다 합당한 삶의 무게를 나누어 짊어지는 책임 속에서 시선은 성숙해지고 힘은 영글어 갑니다. (…) 누군가의 ‘그럼에도 불구하고’에 힘입어 여기까지 온 우리, 이젠 우리 스스로 ‘그래도’가 되어 더 힘없는 누군가의 손을 함께 맞잡을 차례입니다.
―정은귀, 『다시 시작하는 경이로운 순간들』에서

『다시 시작하는 경이로운 순간』은 평생 시를 호흡하고 시로 생각하고 시 쓰기로 표현하는 삶을 살아온 그가 어떻게 시에서 위로를 끌어올리고 어떻게 시에서 지혜를 발견하고 어떻게 시를 통해 현재를 분석하고 미래를 계획할지에 대한 기록이며, 무엇보다도 지금 비록 실패했을지라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을, 그리고 낙심되는 사건들과 맞닥뜨렸을지라도 여전히 희망을 잃지 않을 수 있는 생명력을, 문학에서 얻을 수 있다는 생생한 증언이다.

풀기 어려운 현실의 문제 앞에서 구름의 행보를 생각하니 분명해지는 것이 있었습니다. 해치지 않고 가는 것과 물러서지 않고 그대로 제 갈 길을 가는 것, 뒤로 물러나는 비겁이 아니라 유유히 앞으로 나아가는 구름의 담대함, 그 길에서 만나는 것들에 상처와 흠집을 내지 않고 스며드는 여유, 이 두 가지를 생각하니 제 앞에 놓인 머리 아픈 일들이 좀 간명하게 정리가 되는 것 같았습니다.
―정은귀, 『다시 시작하는 경이로운 순간들』에서

● 읽기와 쓰기로 소통하는 행복에 대하여

읽기는 골방에서 자신만의 세계에 빠지는 게 아니라 타인을 이해하고 타인과 연결되는 공감의 장이다. 과거 거장들의 시대상이 오늘과 다를지라도 그들이 삶을 헤쳐 나가기 위해 분투하며 얻은 지혜, 현대 시인들이 나와 똑같은 고민 끝에 얻은 용기, 그 모든 것은 새로운 눈 뜸을 경험하게 해줄 뿐만 아니라, 같은 시를 읽고 같은 공기를 호흡하는 가족과 친구, 선배와 제자들과도 연결시켜 준다.

제게 시는 그런 움직임입니다. 힘이 들 때, 막막할 때, 답을 알 수 없을 때, 시집을 펼치면 거기 놀랍게도 제 눈을 열어주는 시가 얌전히 누워 있다가 팔랑팔랑 날아 제게로 옵니다. 어떤 때는 화살로 꽂힙니다. 거기 제 마음을 포개어 글을 써서 나눕니다. 그러면 저는 강물처럼 평평해져 하루를 흐르고 그렇게 하루이틀 어려운 시간은 스르르 지납니다. 그래서 시를 읽고 시를 말하는 시간은 매일 새롭게 시작하는 경이로운 순간들입니다.
―정은귀, 『다시 시작하는 경이로운 순간들』에서

그래서 저자는 시를 자주 선물한다. 그렇게 선물받은 시가 너무 좋아서 냉장고에 붙여놓았더니 시어머니가 좋아하시길래 드렸다는 제자, 말수가 적지만 자신이 지은 시로 딸과 소통하는 아버지, 한 편의 시를 함께 만들어 보는 시민대학 학생들, 이 모든 것이 시로 소통하는 삶의 실천이며, 이 책은 독자에게 저자의 그런 열정과 위로를 고스란히 전한다.

말하기와 듣기는 그래서 너와 나의 관계에서 소통의 망이 될 뿐만 아니라 너와 나라는 존재 자체를 살리는 가장 근본적인 생명의 방식입니다.
―정은귀, 『다시 시작하는 경이로운 순간들』에서

목차

● 차례
매일 시를 기다립니다

1부 그래도
‘그래도’라는 신비로운 접속사
유유히 앞으로 나아가는 구름
생의 규칙적인 좌절에도 불구하고
거짓말이 가릴 수 없는 진실
‘주어진 것’의 의미를 헤아리는 일

2부 아직도
근본적인 생명의 방식
가장 훌륭한 시는 아직 쓰이지 않았다
스스로의 두려움과 싸우는 일
살아남은 자의 슬픔
손들은 흘릴 눈물이 없다
보이지 않는 나라를 찾아서
예쁜 이름에 가려진 무관심

3부 오히려
‘부끄러움’이 아름다워질 때
침묵 속에서 더 충만해지는 계절
유명인이 되는 건 얼마나 따분할까
죽음 너머를 보는 믿음에서
한결 의미 있는 절망
새로움은 끝에서 시작한다

4부 비로소
누추함이 새것으로 바뀌는 시간
예상치 못한 순간에 드러나는 강인함
다시 시작할 수 있을 때
내려놓을 때 비로소 얻는 것
더 작은 것과 소통하기
시는 희망입니다

에필로그

작가 소개

정은귀

한국외국어대학교 영미문학문화학과 교수. 시를 통과한 느낌과 사유를 나누기 위해 매일 쓰고 매일 걷는다. 때로 말이 사람을 살리기도 한다는 것과 시가 그 말의 뿌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믿으며 믿음의 실천을 궁구하는 공부 길을 걷는 중이다. 시와 함께한 시간을 기록한 산문집 『바람이 부는 시간: 시와 함께』(2019)를 출간했다.

우리 시를 영어로 알리는 일과 영미시를 우리말로 옮겨 알리는 일에도 정성을 쏟고 있다. 앤 섹스턴의 『밤엔 더 용감하지』(2020), 윌리엄 카를로스 윌리엄스의 『패터슨』을 한국어로 번역했고, 심보선의 『슬픔이 없는 십오 초(Fifteen Seconds Without Sorrow)』(2016), 이성복의 『아 입이 없는 것들(Ah, Mouthless Things)』(2017), 강은교의 『바리연가집(Bari’s Love Song)』(2019), 한국 현대 시인 44명을 모은 『The Colors of Dawn: TwentiethCentury Korean Poetry』(2016)를 영어로 번역했다. 힘들고 고적한 삶의 길에 세계의 시가 더 많은 독자들에게 나침반이 되고 벗이 되고 힘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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