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앤 섹스턴을 사랑한다!” ―커트 보니것

밤엔 더 용감하지

앤 섹스턴 | 옮김 정은귀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20년 11월 25일 | ISBN 978-89-374-7528-3

패키지 변형판 140x210 · 232쪽 | 가격 13,000원

책소개

“당대 가장 중요한 미국 시인 가운데 하나!” ―마거릿 애트우드(맨부커상 수상 작가)

“자기 시대가 규정하는 이상적인 여성 ‘상’(像)과의 불일치 속에서 자신을 정직하게 응시하면서 자신과 또 자기를 둘러싼 세계와 싸우고 스스로의 몫을 감당하다 간 인간 앤 섹스턴. 그는 용감한 여성이었다. 낮에도 용감했지만 밤엔 더 용감했던 시인. 글을 쓰고 학생들을 가르치고 엄마로서, 또 아내이자 딸로서 살다 간 액 섹스턴을 한국의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일은 시인의 용감함과 그 용감함 뒤에 드리운 불안을 이해해야 가능한 일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격리의 시간을 보내는 동안, 나는 어쩌면 그 용감과 그 불안을 삭이며 번역자로서 내가 더 용감해지기를 기다렸는지 모른다. 마음껏 예전처럼 온갖 접촉을 즐기며 밖으로 싸돌아다니진 못했지만 의식적으로 더 분방하게 싸돌아다니며 번역의 두려움과 시 읽는 즐거움 앞에서 용감해지고자 했다.” ―정은귀(영문학자)

편집자 리뷰

● ‘퓰리처상’을 받은 성공한 교수이자, 자살 충동에 시달리는 “홀린 마녀”

20세기 미국 대표 시인 앤 섹스턴의 시선집 『밤엔 더 용감하지』가 ‘세계시인선’ 28번으로 출간되었다. 시인의 대표작 여섯 권 중에서 특히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갖춘 예순여덟 편을 모았다. 미국 시문학사에서 앤 섹스턴은 실비아 플라스 등과 더불어 ‘고백시파(Confessional Poetry)’에 속하며, 에이드리언 리치 등과 더불어 여성의 이야기를 대범하게 그린 시인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967년에 ‘퓰리처상’을 받은 인기 시인으로서, 하버드대학교에서 오랜 전통을 지닌 ‘파이베타카파클럽’의 최초 여성 명예회원이며, 보스턴대학교에서 정교수로 문학을 가르친 성공한 작가다.
그러나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 모델 경력이 있을 만큼 아름다운 외모에 작가적 재능까지 갖추었지만, 평생 조울증과 자살 충동에 시달렸다. 앤 섹스턴의 시가 아직도 매력을 발산하는 힘은 이처럼 “고통과 고혹이 동시에 공존하는” 데에 있다. 안정과 소외, 자유와 불안, 갈망과 상실 사이에서 오가는 인간의 근원적인 불안감을 그 누구보다도 몸소 체험하고 과감하게 표현해 냈다. 이 점이 당대 작가로서 성공한 요인이면서, 동시에 지금 한국 독자에게도 우리 자신의 이야기로 다가오는 이유가 된다.

나는 홀린 마녀, 밖으로 싸돌아다녔지,
검은 대기에 출몰하고, 밤엔 더 용감하지.
악마를 꿈꾸며 나는 평범한 집들
너머로 휙휙 불빛들을 타고 다니지.
외로운 존재, 손가락은 열두 개, 정신 나간,
그런 여자는 여자도 아니겠지, 분명.
나는 그런 여자 과야.

숲속에서 나는 따뜻한 동굴들을 발견했고
동굴을 프라이팬, 큰 포크들과 선반들,
벽장, 실크, 셀 수 없는 물건들로 채웠지.
벌레와 요정들에게 저녁을 차려 주고,
훌쩍이며, 어질러진 걸 다시 정리했지.
그런 여자는 이해받지 못해.
나는 그런 여자 과야.
―앤 섹스턴, 「그런 여자 과(科)」, 『밤엔 더 용감하지』에서
시인은 자유롭기 때문에 이해받지 못하지만 평범한 삶에서 일탈해도 사회가 요구하는 옷을 완전히 벗어 던지지 못하는 죄책감과 자괴감 사이에서 분열을 겪는 자아를 ‘홀린 마녀’로 표현한다. 정은귀 영문학자는 시인의 ‘마녀’ 상징에 대하여, “마녀는 미국 역사의 가장 심란한 부채의식을 자극하는 존재”라고 설명한다.

● ‘시’는 시대의 감옥을 깨부수는 무기다

1차 세계대전을 겪은 이후 유럽 사회는 개성이 빛을 발하는 모더니즘이 꽃을 피웠고, 미국도 20세기 초에는 이러한 영향을 받았다. 그러나 2차 세계대전 참전이 경제적 풍요를 가져오자, 1950년대 미국에서는 정치적으로는 매카시즘 열풍이, 경제적으로는 자본주의가 주도권을 휘두르며 획일적인 가치관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사회적으로 ‘아메리칸 드림’은 백인 남녀가 결혼해서 교외의 번듯한 집에서 아이 둘을 기르는 가정을 의미했다. 그런데 이러한 중산층 신화는 여성에게 보수적인 어머니상을 강요했고, 그래서 획일적인 가치관에 순응하지 못하는 여성은 죄의식에 시달리게 되었다.

어떤 여자들은 집과 결혼한다.
그것은 또 다른 종류의 피부다. 그것은 심장,
입, 간, 그리고 똥을 갖고 있다.
벽은 영구적이며 분홍빛.
보아라, 그녀가 종일 무릎을 꿇고 앉아
어찌나 성실히 자신을 씻어 내리는지.
남자들은 웅크린 요나처럼 완력으로
그들의 풍만한 어머니들 속으로 들어간다.
여자는 여자의 어머니이다.
이게 중요한 것이다.
―앤 섹스턴, 「가정주부」, 『밤엔 더 용감하지』에서

앤 섹스턴에게 시는 바로 이러한 시대가 만든 감옥에 저항하는 무기였다. 재능 있고 예민한 영혼은 사회가 요구하는 자아와 시대와 불화하는 자아 사이에서 여러 얼굴들을 발견하게 된다. 아내와 엄마와 딸로서 헌신하려는 책임감과 사회적으로나 여성으로서나 사랑받고 인정받고자 하는 갈망 사이에서 자신의 욕망을 솔직히 들여다보기도 하고 자신의 한계에 좌절하기도 한다. 앤 섹스턴의 목소리가 대표적으로 이러한 괴리 속에서 방황하는 시적 자아이지만, 이는 끊임없이 욕망과 한계 사이에서 갈등하고 헤매는 우리 자신의 얼굴이다. 시대와 장소는 바뀌었어도, 우리는 여전히 타인의 시선과 자신의 욕망 사이에서, 사회적 한계와 개인의 꿈 사이에서 열병을 앓고 있다.

그러면 숲은 하얗게 되었고 내 밤의 마음은 그런
이상한 사건들, 아무도 듣지 못한 비현실적인 일들을 보았지요.
그리고 두 눈을 뜨면, 나는 그 사회가 경멸하는
내 안의 표정을 응시하는 게 두렵기만 해서,
지금도 나는 이 숲속에서 찾고 있지요. 하지만 포도와 가시 사이에
꼭 박혀 버린 나 자신보다 더 끔찍한 건 여태 만나지 못했어요.
―앤 섹스턴, 「친절님: 이 숲들은요」, 『밤엔 더 용감하지』에서

● ‘시’는 우울증을 치료하는 글쓰기다
앤 섹스턴이 이러한 미국 부르주아 중산층 이데올로기의 대표적 희생자이지만, 글쓰기로 저항함으로써 창조적인 삶을 모색했다. 시인은 “모조 테이블, 평평한 지붕, 커다란 현관문이 딸린 인형의 집에” 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지만, 그런 삶은 “영혼의 위증죄”이고 “노골적인 거짓말”임을 고백한다. 그러한 자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계속되는 그 삶을 극복하기 위해 시인은 “작은 독약을 매일 향유처럼” 바르고, 동시에 “내 타지기는 글을” 쓴다.

뭐가 현실이지?
나는 석고 인형.
흠씬 두들겨 맞은 사람에게나, 씩 웃는 사람에게나
상륙도, 일몰도 없이 절개된 눈으로 포즈를 취하지,
뜨고, 또 감는 푸른색 철제 눈으로.
나는 얼추 나인가, 메그닌백화점이 이식된 건가?
나는 머리카락, 검은 천사,
빗질할 검은-천사-뭐 그런 거,
나일론 다리, 빛 발하는 팔,
광고에 나온 옷가지를 가지고 있지.
(…)
이 인조 인형에게
뭐가 현실일까,
웃어야 하고 옷을 바꿔 입어야 하고,
건전한 무질서 속에서 문들을 확 열어젖혀도
파멸이나 두려운 티를 내지 말아야 하는 인형에게 말이지?
하지만 내가 만약 우는 법을 기억할 수만 있다면,
내게 만약 눈물이 있다면,
한때 내 어머니였던
그 벽에 붙박여서
나는 울어 버릴 텐데.
―앤 섹스턴, 「1958년의 자신」, 『밤엔 더 용감하지』에서

동료 시인 실비아 플라스가 먼저 죽음을 택했을 때는 “내가 그리 절실하게 오래도록 소원한/ 죽음 속으로 너 혼자서 기어들어 간” 것에 대한 한탄을 시로 표현한다. 앤 섹스턴이 삶을 이어갈 수 힘은 시에서 나온다. “말을 다루는 일이 나를 깨어 있게” 하기 때문이다. 시인은 밤새도록 “긴 상자에 시들을” 눕힌다. 그래서 정은귀 영문학자는 “그녀의 작품을 소개하는 건, 시인의 용감함과 그 용감함 뒤에 드리운 불안을 이해해야 가능한” 일이라고 말한다.

나의 일은 단어들. 단어들은 상표 같아요,
아님, 동전 같기도, 더 쳐주자면, 벌 떼 같기도 해요.
고백하자면 오직 사물의 원천만이 나를 깨부술 수 있어요.
마치 단어들이 노란 눈과 말라 버린 날개에서
해방되어 다락에서 죽어간 벌처럼 헤아려지듯.
나는 늘 잊어야만 하지요, 어떻게 하나의 단어가
다른 단어를 고를 수 있는지, 하여 마침내
내가 말했을 어떤 것을 얻을 때까지……
하지만 그러지 않았지요.
―앤 섹스턴, 「시인이 분석가에게 말했다」, 『밤엔 더 용감하지』에서

시인이 아픔을 극복하는 적극적인 치료제로서 선택한 방법론은 ‘고백’이라는 형식이다. 정은귀 영문학자는 ‘고백’이라는 형식에 대하여 “냉전 이후 미국이 국가적 이념으로 기댔던 반공 이데올로기나 매카시즘 등의 여파로 당시 많은 지식인들과 시인들을 옥죈 사상 검열에 맞서는 하나의 전략적 방식이기도” 하다고 설명한다.

내 친구, 나의 친구야, 나는 죄에 관한
참조 작업을 하며 태어났지. 그리고
이를 고백하면서 태어났어. 시란 그런 것이야.
자비를 갖고
탐욕스러운 이들을 위해,
시는 혀의 언쟁.
세상의 잡동사니, 쥐새끼의 별이야.
―앤 섹스턴, 「탐욕스러운 이들에게 자비를」, 『밤엔 더 용감하지』에서

하지만 그중에서도 앤 섹스턴이 주목을 받은 이유는, 그 누구보다도 자신의 문제를 솔직하게 끄집어낸 작가이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앨런 긴즈버그가 어머니의 정신병을 시에서 말한 적이 있지만, 시인이 자신의 정신병을 적극적으로 시의 소재로 삼은 것은 처음이며, 자기 몸에 대한 적나라한 고백 또한 처음이었다. 그렇게 죽음충동을 적극적으로 대면함으로써, 오히려 시인은 삶과 죽음을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것을 극복하고 죽음의 그늘이 삶 속에 공존하는 현실을 두려움 없이 직시할 수 있었다.

너는 마지막 죽음의 상자에 누워 있네
하지만 네가 아니었다면, 정녕 네가 아니었다면.
내가 말했지, 그 사람들이 그녀의 뺨을 채워 넣었어요,
이 흙빛 손, 엘리자베스의 이 가면은
사실이 아니에요. 죽은 네가 누워 있는 침대의
가죽과 공단 그 안에서
뭔가가 소리쳤어, 날 그만 놔줘, 놔줘.
―앤 섹스턴, 「엘리자베스 떠나다」, 『밤엔 더 용감하지』에서

● 1973년 시작하여 가장 긴 생명력을 이어온 문학 시리즈!

“탄광촌에서 초등학교 교사를 할 때
세계시인선을 읽으면서 상상력을 키웠다.” ―최승호 시인
“세계시인선을 읽으며 어른이 됐고, 시인이 됐다.” ―허연 시인

<민음사 세계시인선>은 1973년 시작하여 반세기 동안 새로운 자극으로 국내 시문학의 바탕을 마련함으로써, 한국 문단과 민음사를 대표하는 가장 중요한 문학 총서가 되었다. 1970-1980년대에는 시인들뿐만 아니라 한국 독자들도 모더니즘의 세례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때로는 부러움으로, 때로는 경쟁의 대상으로, 때로는 경이에 차서, 우리 독자는 낯선 번역어에도 불구하고 새로움과 언어 실험에 흠뻑 빠져들었다. 이러한 시문학 르네상스에 박차를 가한 것이 바로 세계시인선이다.

민음사는 1966년 창립 이후 한국문학의 힘과 세련된 인문학, 그리고 고전 소설의 깊이를 선보이며 종합출판사로 성장했다. 특히 민음사가 한국 문단에 기여하며 문학 출판사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바로 ‘세계시인선’과 ‘오늘의시인총서’였다. 1973년 12월 이백과 두보의 작품을 실은 『당시선』, 폴 발레리의 『해변의 묘지』,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검은 고양이』, 로버트 프로스트의 『불과 얼음』 네 권으로 시작한 세계시인선은 박맹호 회장이 김현 선생에게 건넨 제안에서 비롯되었다.

“우리가 보는 외국 시인의 시집이라는 게 대부분 일본판을 중역한 것들이라서 제대로 번역이 된 건지 신뢰가 안 가네. 현이(김현)를 포함한 주변 사람들이 대부분 프랑스나 독일에 다녀온 이들 아닌가. 원본을 함께 실어 놓고 한글 번역을 옆에 나란히 배치하면 신뢰가 높아지지 않을까. 제대로 번역한 시집을 내 볼 생각이 없는가?”

대부분 번역이 일본어 중역이던 시절, 원문과 함께 제대로 된 원전 번역을 시작함으로써 세계시인선은 우리나라 번역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데 기여하게 되었다. 당시 독자와 언론에서는 이런 찬사가 이어졌다.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요, 또 책임 있는 출판사의 책임 있는 일이라 이제는 안심하고 세계시인선을 구할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세계시인선은 문청들이 “상상력의 벽에 막힐 때마다 세계적 수준의 현대성”을 맛볼 수 있게 해 준 영혼의 양식이었다. 특히 지금 한국의 중견 시인들에게 세계시인선 탐독은 예술가로서 성장하는 밑바탕이었다. 문화는 외부의 접촉을 독창적으로 수용할 때 더욱 발전한다. 그렇게 우리 독자들은 우리시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시성들과 조우했고, 그 속에서 건강하고 독창적인 우리 시인들이 자라났다.

하지만 한국 독서 시장이 그렇게 시의 시대를 맞이할 수 있었던 것은 시문학 전통이 깊은 한국인의 DNA에 잠재된 자신감이 아니었을까? 이러한 토대에서 자라난 시문학은 또 한 번의 르네상스를 맞이했다. 국내 출판 역사에서 시집이 몇 권씩 한꺼번에 종합베스트셀러 랭킹에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이례적인 현상이다.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는 세상을 향해 보다 더 인상적인 메시지를 던져야만 하는 현대인에게 생략과 압축의 미로 강렬한 이미지를 발산하면서도 감동과 깊이까지 숨어 있는 시는 점점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고 있다. 그 씨앗을 심어 왔던 세계시인선이 지금까지의 독자 호응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새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고전을 다시 만들어 나간다.

작가 소개

앤 섹스턴

● 앤 섹스턴(Anne Sexton, 1928–1974)

 

20세기 미국 시문학사에서 실비아 플라스, 에이드리언 리치 등과 더불어 여성의 이야기를 대범하게 그린 작가.

매사추세츠 주의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났으나 엄격한 훈육과 정서적 결핍으로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내지 못했고, 평생 우울증, 양극성장애, 죽음충동과 맞서 싸워야 했다. 아내이자 엄마, 가정의 천사로서 여성의 역할이 중시되던 시기에, 몸에 대한 예민한 인식, 성, 섹스, 자살, 낙태, 불륜, 욕망, 정신질환 등 그동안 시에서 잘 다루지 않던 금기된 소재를 과감하게 드러내어 큰 공감을 얻었다. 시집 『살거나 죽거나(Live or Die)』로 ‘퓰리처 상’(1967년)을 받았고, 시인으로서 빛나는 성취 가운데 있었으나 아쉽게도 마흔여섯의 나이에 죽음을 택한다.

‘홀린 마녀’처럼 시대의 금기와 씨름하며 걸어온 삶의 길에서 시가 생을 지탱하는 치료제였고 힘이었다. 가부장제의 틀 속에 매여 있으나 마음은 새로운 영토를 꿈꾸는 여성들, 사랑을 받고 사랑을 품어 나누어주는 엄마이자 딸로 살아가는 여성들의 속울음과 갈망과 상실의 목소리를 이토록 생생하게 그려낸 시인은 시문학사에서 많지 않다. 앤 섹스턴은 지금 시대 우리가 경청해야 할 여성의 목소리, 시의 목소리이면서 동시에 주어진 생에 정직하게 최선을 다한 삶의 목소리다.

정은귀 옮김

한국외국어대학교 영미문학문화학과 교수. 시를 통과한 느낌과 사유를 나누기 위해 매일 쓰고 매일 걷는다. 때로 말이 사람을 살리기도 한다는 것과 시가 그 말의 뿌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믿으며 믿음의 실천을 궁구하는 공부 길을 걷는 중이다. 시와 함께한 시간을 기록한 산문집 『바람이 부는 시간: 시와 함께』(2019)를 출간했다.

우리 시를 영어로 알리는 일과 영미시를 우리말로 옮겨 알리는 일에도 정성을 쏟고 있다. 앤 섹스턴의 『밤엔 더 용감하지』(2020), 윌리엄 카를로스 윌리엄스의 『패터슨』을 한국어로 번역했고, 심보선의 『슬픔이 없는 십오 초(Fifteen Seconds Without Sorrow)』(2016), 이성복의 『아 입이 없는 것들(Ah, Mouthless Things)』(2017), 강은교의 『바리연가집(Bari’s Love Song)』(2019), 한국 현대 시인 44명을 모은 『The Colors of Dawn: TwentiethCentury Korean Poetry』(2016)를 영어로 번역했다. 힘들고 고적한 삶의 길에 세계의 시가 더 많은 독자들에게 나침반이 되고 벗이 되고 힘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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