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오피스

최유안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22년 1월 28일 | ISBN 978-89-374-7334-0

패키지 양장 · 변형판 127x188 · 244쪽 | 가격 14,000원

책소개

“저 끝에 환한 불빛은 뭔가요?”

“백 오피스예요.”

 

완벽한 행사를 위해 움직이는 불완전한 손길

행사장 너머 백 오피스의 치열한 스펙터클

편집자 리뷰

최유안 장편소설 『백 오피스』가 민음사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로 출간되었다. 최유안은 첫 소설집 『보통 맛』에서 서로 다른 이들이 함께할 때 맞닥뜨리는 복잡한 어려움과 미묘한 감정을 집, 기숙사, 회사 같은 생활 공간을 배경으로 그려 낸 바 있다. 첫 장편소설인 『백 오피스』의 배경 역시 회사다. 일터는 많은 이들이 하루의 가장 긴 시간을 보내는 익숙한 곳인 동시에 도저히 익숙해질 수 없는 삭막한 공간이다. 우리는 그곳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일은 때로 개인의 정체성을 이루는 큰 부분이 된다. 일은 해야 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 고통과 보람 사이에 있다. 최유안은 이 복잡한 ‘일’을 고급 호텔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다이내믹한 서사를 통해 보여 준다. 주어진 일을 잘 해내기 위해 애쓰는 세 여성의 이야기는 익숙해서 더 공감되고, 다사다난한 현실만큼이나 스릴 넘친다.

 

■ 치열한 오피스 드라마

『백 오피스』는 에너지 대기업 ‘태형’의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견제하고 협력하는  세 여성의 이야기다. 회사를 배경으로 한 작품들이 다수 출간되는 가운데, 『백 오피스』의 탄탄한 설계와 핍진한 표현은 단연 돋보인다. 일과 일터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와 생생한 서술은 작가 자신이 연구원이자 회사원으로 오래 일하며 기획자, 호텔리어 등 다양한 인물들을 만난 경험과 취재의 시간이 있어 가능했다. 이에 더해 자신과 회사의 이익을 위해 달려가는 인물들이 보이는 겹겹의 욕망은 스릴러 못지않은 읽는 재미를 선사하고, 거대한 행사 뒤에 숨겨진 음모를 밝혀내는 서사는 추리물의 긴박감을 제공한다.

 

■ ‘백 오피스’의 스펙터클

제목인 ‘백 오피스’는 고객을 직접 대면하는 프론트 오피스 뒤에서 마케팅, 객실 예약, 행사 개최 등을 담당하는 호텔의 부서를 칭한다. 또한 무언가를 만들어 내고 어떤 일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모든 보이지 않는 노동을 상징한다. 티끌 하나 없는 호텔 객실, 화려한 연회장과 한 치의 오차 없는 행사의 뒤편에 백 오피스의 스펙터클이 펼쳐진다. 수많은 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누군가는 연회장 곳곳에 무수한 발자국을 남기다 행사의 시작과 함께 사라진다. 현재를 유지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노동이 필요한 것은 일터뿐 아니라 가정 역시 마찬가지다.  『백 오피스』 는 보이지 않는 손길과 발자국들을 남기는 모든 일하는 이들을 위한 소설이다.

 

■ 숨겨진 마음들의 스파크

『백 오피스』에는 최유안의 특장인 섬세한 심리 묘사가 유감없이 드러난다. 누구보다 정의로운 선택을 내리는 이의 두려움과 망설임이 있고, 일밖에 모를 것 같은 이가 엄마로서 할 수밖에 없는 고민이 있다. 이들의 숨겨진 속마음과 복잡한 사정들은 또 다른 마음과 사정 들을 만나 예기치 않은 스파크를 만들어 낸다. 눈앞의 저 사람을 믿어도 될까? 회사와 상사의 규칙을 받아들일 수 없을 때 나는 어떤 원칙을 가져야 할까? 나는 지금 잘하고 있는 걸까? 마음처럼 되지 않는 상황 속에 떠오르는 질문들에 대한 답은 바로 그 스파크의 열기 속에서 찾아진다.

 

■ 줄거리

에너지 대기업 태형에서 행사가 열린다. 불황인 마이스 업계에서 보기 드문 큰 행사를 따내기 위한 치열한 신경전 끝에, 행사를 이끌어 갈 세 사람이 정해졌다. 젊고 똑 부러지는 태형의 홍지영, 아이를 늘 마음에 품고 있지만 일이 최우선인 호텔 퀸스턴 백 오피스 지배인 강혜원, 작은 기획사 소속이지만 누구보다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느끼는 임강이. 세 사람의 공동 목표는 최고의 행사를 완성하는 것이다. 이들은 각자가 대표하는 집단의 이익을 위해 날카롭게 대립하다가도 공통의 고민들에 대한 답을 서로에게서 찾아낸다. 세 사람의 의기투합으로 점점 모습을 갖춰 가는 행사, 그 끝엔 뭐가 있을까?

 

■ 추천의 글

 

똑바로 걸어나가는 일에는 뒷배를 맡긴다는 믿음이 필요하다. 『백오피스』의 여성들은 각기 다른 입장 속에서 서로를 의지하기로 선택하고야 만다. ‘자신만 잘 해내면 된다’와 ‘타인에 기대어 잘 해낼 수 있다’는 다른 태도다. 후자의 믿음은 일이 성사되었을 때 함께 걸어온 이가 있음을 잊지 않는 것이기에 중요하고, 일을 그르쳤을 때 특정인의 고립을 선택하지 않기에 더 빛난다.
-선우은실(문학평론가)

 

나는 『백 오피스』를 단숨에 읽어 내렸다. 자기 앞에 놓인 일에 진심인 사람들, 일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는 이들의 마음을 끊어 읽기란 불가능해서. 마음으로 빼곡하게 메워진 소설을 마주했다. 마침내 최유안의 이야기가 완성되었다.

-김은희(《지큐》 피처에디터)

■ 본문에서

호텔에서 당신은 세상의 거의 모든 화려하고 세련된 것들을 보게 될 것이다.

당신은 쉬거나, 밀회를 즐기거나, 혼자만의 공간을 갖기 위해 호텔에 갈 것이 틀림없지만,

누군가에게 호텔은 그냥 일터다.(47쪽)

 

거의 모든 일들이 이런 식으로 돌아갔다. 이렇게도, 저렇게도 해석될 수 있는 일들이 기준을 흐리게 만들었다. 영민한 사람들일수록 자신에게 유리하게 상황을 해석하는 능력이 잘 발달되어 있었다. 홍지영은 세상살이에 정확한 기준을 세우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걸 깨달아 가고 있었다. 그것이 차이를, 대립을, 갈등을 만드는 거였다. 그럼 홍지영 스스로의 원칙은 어떻게 세울 건가?(91쪽)

 

“저 끝에 환한 불빛은 뭔가요?”

“백오피스예요.”

오피스라면 모를까 백 오피스는 낯설었다. 강혜원은 백 오피스가 프런트 오피스의 후방 업무를 해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호텔의 얼굴인 프런트 오피스 뒤에서, 은밀하고 조직적으로 호텔의 거의 모든 업무를 보좌하는 곳이라는 거였다. 호텔 예산, 클라이언트, 행사 관리와 진행 준비, 객실 스케줄과 고객 관리 같은 것들이 모두 저곳에서 이루어진다는 강혜원의 말을 들으며, 홍지영은 불빛에 모인 사람들의 그림자가 바쁘게 겹쳐 지나는 것을 지켜보았다. 구태여 그 안을 들여다보지 않아도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 것 같았다.(94쪽)

목차

프롤로그 7

1장 17

2장 61

3장 105

4장 159

5장 201

작가의 말 237

추천의 글 240

작가 소개

최유안

1984년 광주에서 태어났다. 2018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소설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소설집 『보통 맛』이 있다.

"최유안"의 다른 책들

독자 리뷰

독자 평점

3

북클럽회원 1명의 평가

등록된 리뷰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