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너와 이야기하고 싶어 해

은모든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20년 5월 29일 | ISBN 978-89-374-7327-2

패키지 양장 · 변형판 128x188 · 180쪽 | 가격 14,000원

책소개

어느 날, 경진에게 모두 말을 걸기 시작한다

오래 알고 지낸 사이라는 듯 다정하고 담백하게

타인의 말을 듣고 당신과 함께 걷는

대화와 산책의 소설 

편집자 리뷰

2018년 《한국경제》 신춘문예로 데뷔하여 『애주가의 결심』 『꿈은, 미니멀리즘』 『안락』 『마냥, 슬슬』 등의 책을 펴내며 왕성한 작품 활동을 선보인 은모든 작가의 신작 『모두 너와 이야기하고 싶어 해』가 민음사 <오늘의 젊은 작가> 27번째 책으로 출간되었다. 『모두 너와 이야기하고 싶어 해』는 지금 우리에게 절실한 무언가를 건드린다. 가까이에서 함께 걷기. 마주보고 대화하기. 주인공 경진에게 며칠 동안 일어나는 이상한 일은, 그래서 희한하게 다정하고 사무치게 빛이 난다. 이 이야기가 어디쯤일지 모르는 재난의 와중을 함께 지나가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다정한 위로가 될 것이다.

 


 

 

■ 경진의 이상한 휴가

과외 교사로 일하는 경진은 실로 오랜만에 사흘의 휴가를 맞이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침대에만 있고 싶은 날이었지만, 첫날부터 계획은 조금씩 어긋난다. 가장 먼저 휴가를 방해한 건 과외 학생인 해미의 소식이었다. 수업이 시작하기 전 해미는 뭔가 할 말이 있는 듯해 보였지만, 경진에게는 그 말을 들을 여유가 없었다. 경진은 걱정보다는 별일 없을 거라는 믿음으로, 휴가를 보내려 한다. 그런데 그때부터 사람들이 경진에게 말을 걸기 시작하는 것이다. 마치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이인 것처럼 자신만의 사연과 추억을, 어제와 오늘을, 슬픔과 기쁨을 털어놓는 것이다. 안경점 주인, 결혼 준비에 바쁜 친구, 남산 중턱에서 길을 잃은 아빠와 딸, 몰라보게 바뀐 고향의 엄마, 우연히 만난 고교 동창, 기차 맞은편 좌석에 앉은 승객, 찜질방의 세신사까지…… 말 그래도 모두 경진과 이야기하고 싶어 한다. 그렇게 이상한 일이지만 이상하지 않다는 듯이 경진의 휴가는 흘러가는데, 해미에게서는 아직 아무런 소식이 없다.


 

 

■ 우리의 근사한 만남

대화의 가장 근사한 짝은 산책일 것이다. 홀로 하는 산책에서는 스스로에게 말을 걸고, 누군가 같이 걷는 길에서는 우리는 대화는 더욱 자연스러워진다. 대화의 짝으로 또한 알맞은 것은 음식이다. 맛있고 정갈한 먹을거리를 사이에 두고 마주 앉은 이와의 소박한 대화만큼 즐거운 것이 또 있을까. 『모두 너와 이야기하고 싶어 해』에서 인물들의 내밀한 사연은 서울 남산과 전주 한옥마을의 곳곳에 목소리가 되어 담긴다. 그들은 함께 걷고 마주해 앉는다. 그들 모두 각자의 사정으로 인해 조금은 힘겹고, 약간은 방황하지만 결코 중심을 잃지 않은 채로, 삶을 지속한다. 경진은 사흘 동안의 이야기 수집가가 되어, 그들의 삶을 차곡차곡 쌓아 간직한다. 그 쌓음을 지켜보는 독자는 소설의 앞쪽 이야기와 뒤쪽 이야기가, 왼편 사정과 오른편 고백이 묘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느끼게 된다. 이윽고 책장을 덮을 때, 우리는 이야기와 이야기로 연결된 존재임을 확신하게 되는 것이다. 책을 다 읽은 당신은 지금껏 경진의 이야기를 읽던 눈을 들어 곁에 있는 사람을 보게 될 것이다. 당신의 이야기를 그에게 풀어놓기 위하여.

 

 


 

 

■ 추천의 말

 

지나친 자기애도, 격한 자기혐오도 없이 자신과 외부 세계를 설정해 나가는 묘한 며칠에 대한 소설이다. 인물들은 걷고, 헤매고, 자라고, 말하고 듣고, 넘어선다. 마지막 넘어서는 순간은 확실히 빛이 난다. 눈물의 빛이면서 이해의 빛이다. 은모든이 또 어느 방향을 택하여 자신만의 속도로 나아갈지 나는 이미 감탄할 준비가 되어 있다. -정세랑(소설가)

 

산책이 책이라면 은모든의 소설 같을 거라고 늘 생각해 왔다. 그는 주로 세상의 중심에서 밀려났거나 벗어났거나 방황하는 현대인들의 이야기를 소설마다 다양한 방식으로 그리지만, 그 기저에 한결같이 흐르는 나른하면서도 느긋하고 무겁다가도 홀가분해지는 은모든 특유의 리듬은 햇볕이 따뜻한 날 강변을 산책할 때의 그것과 무척 닮았다. -김혼비(에세이스트)

목차

1부 7

2부 29

3부 69

4부 153

작가의 말 171

추천의 글 172

작가 소개

은모든

2018년 《한국경제》 신춘문예에 장편소설 『애주가의 결심』이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지은 책으로 장편소설 『모두 너와 이야기하고 싶어 해』, 『한 사람을 더하면』, 연작소설 『우주의 일곱 조각』, 중편소설 『안락』, 그 밖에 『마냥, 슬슬』, 『오프닝 건너뛰기』, 『선물이 있어』 등이 있다.

 

 

독자 리뷰(9)

독자 평점

4.1

북클럽회원 28명의 평가

한줄평

난 혜미 이야기가 더 궁금하다

밑줄 친 문장

“기생.”
“야,그리고 공생도 있잖아.”
모진 말들은 허공에서 부서져 집 안 구석구석에 남아 있었다. 깨진 유리잔의 파편을 제대로 치우지 않고 대충 한구석에 밀어 놓은 것처럼 집 안 이곳저곳에 떨어져 있는 말의 파편이 때를 가리지 않고 피부를 파고들었다.
"진짜 쪽팔릴 만한 일은 안 놀리지. 그럼 장난이 장난이 아닌 게 되잖아."
도서 제목 댓글 작성자 날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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