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예 예찬

다니자키 준이치로 | 옮김 김보경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20년 1월 23일 | ISBN 978-89-374-2944-6

패키지 반양장 · 변형판 113x188 · 188쪽 | 가격 9,800원

시리즈 쏜살문고 | 분야 쏜살문고

책소개

문고 속 또 하나의 우주,
쏜살 문고로 만나는 대문호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문학 세계
데뷔작부터 마지막 작품, 주요 에세이를 아우르는 10권 선집 마침내 완간!

“뻔뻔하고 대담한 작가. 만약 그가 좀 더 살았더라면 분명 노벨 문학상을 탔을 것이다.” 가라타니 고진(사상가, 비평가)
“다니자키 준이치로가 없는 일본 문학은 꽃이 없는 정원일 뿐이다.” 에드워드 사이덴스티커(문학 연구가, 번역가)
“그저 탄식할 뿐! 다니자키의 작품은 더할 나위 없는 걸작이다.” 가와바타 야스나리(소설가, 노벨 문학상 수상자)
“다니자키는 천재다!” 미시마 유키오(소설가)
“다니자키 준이치로는 ‘국민 작가’라 할 만하다. 나는 그처럼 문장력이 뛰어난 작가를 사랑한다.” 무라카미 하루키(소설가)

‘쏜살 문고’는 2016년 여름 첫 권을 출간한 이래 지금까지 다종다양한 프로젝트를 이어 오며 오십 권을 돌파하였다. 소규모 오프라인 서점과 출판사의 상생을 도모한 ‘쏜살 문고×동네 서점 프로젝트’(2017~2018), 책의 물성을 실험한 ‘쏜살 문고 워터프루프북’(2018~2019), 2019년 겨울 삼 년의 준비 끝에 발표한 ‘여성 문학 컬렉션’에 이르기까지, 민음사의 ‘쏜살 문고’는 문고판 도서의 활성화뿐 아니라 다채로운 도전을 시도해 왔다. 지난 2018년, ‘문고 속의 문고’를 기치로 세상에 선보였던 ‘다니자키 준이치로 선집’을 2020년 1월, 마침내 완간하였다.
‘쏜살 문고 다니자키 준이치로 선집’은 노벨 문학상 수상자 가와바타 야스나리를 필두로, 미시마 유키오, 가라타니 고진 등 일본 문학의 주요 인사들이 앞다투어 상찬한 작가이자 다양한 문체와 주제, 형식을 넘나들며 현대 문학의 지평을 확장한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작품 세계를, 데뷔작에서부터 말년의 대표작, 주요 에세이에 이르기까지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엄선해 엮은, 전체 열 권 규모의 ‘작가 선집’이다.
다니자키 준이치로는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가와바타 야스나리, 오에 겐자부로 그리고 세계적 규모의 인기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에 비하면 다소 생소한 인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다니자키는 “좀 더 살았더라면 분명 노벨 문학상을 탔으리라.”라는 세간의 평가대로, 당대 가장 널리 알려진 일본 작가였을 뿐 아니라, 실제로 노벨 문학상 후보에 여섯 차례 넘게 지명되는 등 비평 면에서도 뛰어난 성과를 이룩한 문학가였다. 이러한 대외적 평가 말고도, 다니자키 준이치로는 여러모로 주목해 볼 만한 작가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천재’라 불리며, 다방면(중학생 시절에 쓴 비평문으로 벌써 이름을 널리 알렸으며, 문학뿐 아니라 다양한 과목에 두각을 드러냈다고 한다.)에 재능을 보였다. 특히나 언어 감각이 출중했던 다니자키는 거미가 긴긴 실을 자아내듯 극도로 정교하고 아름다운 문장으로 이야기를 써내는 데에 탁월했다. 그의 천부적인 문재(文才)는 세월의 흐름에 따라 한층 정려(精麗)해져, 한어와 아어(雅語, 일본 고전 문학에 쓰인 고급한 언어), 시의성 있는 속어와 다양한 방언에 이르기까지 한 작품을 쓰면서도 마치 여러 작가가 머리를 맞댄 것처럼 거침없이 넘나들었다. 그뿐 아니라, 주제 면에서도 수천 가지 빛깔로 분광하는 스펙트럼처럼 다채로운 면모를 보여 줬다. 한평생 에로티시즘, 마조히즘, 페티시즘과 같은 자신의 주요 관심사를 기본적으로 유지하면서도, 역사 소설, 풍자 소설, 미스터리와 서스펜스, 일본 고전 설화, 낭만적인 로맨스와 메타 소설을 연상하게 하는 파격적인 형식까지 시도하며 놀랍도록 변화무쌍한 행보를 이어 나갔다.
이번 ‘쏜살 문고 다니자키 준이치로 선집’은, 육십여 년에 이르는 문학 역정 내내 경이로운 우주를 펼쳐 보이며 왕성하게 활동한 대작가의 작품 세계를 일대기적으로 조망할 수 있게끔 열 권의 책으로 구성하였다. 다니자키의 전 작품을 예고하며 장차 싹틀 모든 맹아를 품은 데뷔작 「문신」(『소년』에 수록)부터 초기 대표작 『치인의 사랑』,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여뀌 먹는 벌레』, 『요시노 구즈』, 그리고 후기를 대표하는 작품이자 틴토 브라스 등 해외 거장들의 격찬을 받은 에로티시즘 문학의 절정 『열쇠』, 작가의 고유한 미학을 들여다볼 수 있는 에세이집 『음예 예찬』에 이르기까지,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문학 세계를 깊이 음미할 수 있다. 한편 정교하고 우아한 문체 탓에 번역하기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다니자키의 작품은, 고려대학교 일어일문학과 명예 교수 김춘미 선생의 진두지휘 아래, 고려대학교 글로벌일본연구원 및 고려사이버대학교 교수진, 고단샤에서 수여하는 ‘노마 문예 번역상’에 빛나는 양윤옥 선생까지 국내 최고의 번역가들이 모여 우리말로 옮겼다. 더불어 책의 표지는 이빈소연 일러스트레이터가 총책을 맡아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치명적이고 농염한 문학 세계를 독특하고 섬세한 이미지로 풀어냈다. 해당 ‘선집’ 열 권의 표지를 한데 모으면 한 폭의 병풍 그림이 되는 것 또한 놓칠 수 없는 즐거움이다. 그리고 본문은 새로 출시될 산돌정체로 디자인하여, 그야말로 읽고 보고 모으는 재미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도록 했다.
미증유의 문학 세계를 개척한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작품들을 통해 우리나라 독서계의 폭과 깊이가 더욱 확장하기를 바라본다.

쏜살 문고 다니자키 준이치로 선집 작품 목록

소년 다니자키 준이치로 | 박연정 외 옮김
금빛 죽음 다니자키 준이치로 | 양윤옥 옮김
치인의 사랑 다니자키 준이치로 | 김춘미 옮김
여뀌 먹는 벌레 다니자키 준이치로 | 임다함 옮김
요시노 구즈 다니자키 준이치로 | 엄인경 옮김
무주공 비화 다니자키 준이치로 | 류정훈 옮김
슌킨 이야기 다니자키 준이치로 | 박연정 외 옮김
열쇠 다니자키 준이치로 | 김효순 옮김
미친 노인의 일기 다니자키 준이치로 | 김효순 옮김
음예 예찬 다니자키 준이치로 | 김보경 옮김

편집자 리뷰

그렇다면 ‘풍류란 모름지기 추운 것’인 동시에 ‘지저분한 것’이라는 경구도 성립한다. 어쨌든 우리가 좋아하는 ‘아취’라는 개념 안에 얼마간의 불결함 내지는 비위생적인 분자가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서양인은 때를 모조리 들춰내어 없애려 하는데 오히려 동양인은 그것을 소중히 보존하여 그대로 미화한다고 하면 어떨까. 뭐 억지를 부린다면 부린다고 할 수 있겠지만, 숙명적으로 우리는 인간의 때나 그을음이나 비바람의 더러움이 묻은 것, 또는 그것을 떠올리게 하는 색조나 광택을 사랑하며 그러한 건물이나 물건 속에서 살고 있자면 기묘하게 마음이 평온해지고 신경이 편안해진다. -「음예 예찬」에서

쏜살 문고 ‘다니자키 준이치로 선집’의 마지막 권은, 다니자키 문학의 배경을 이루고 저자의 사상과 예술관을 가장 핍진하게 보여 주는 『음예 예찬』이다. 흔히 ‘에로티시즘’의 작가라고 알려져 있으나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관심사는 실로 방대했다. 19세기 말, 20세기 중반에 이르는 격동의 시대를 살아 내면서 지난 시대(메이지 유신 이전)의 여운과 밀물처럼 불어닥치는 근대의 물결을 몸소 체험했던 다니자키는 긴긴 문학 편력 내내 변화무쌍한 행보를 유감없이 보여 주었다. 그는 ‘문학을 하는’ 작가로서 서구의 신사조와 영화로 대변되는 새로운 예술을 섭취하는 데에 주저함이 없었으며, 초기 작품에서 드러나듯이 과감하리만치 독자적인 방식으로 자신의 착상을 작품 속에 녹여 내었다. 그러나 대지진 이후 간사이(오사카, 교토)로 이주한 다니자키는 근대화 일변도의 간토(도쿄)와는 다른 전통문화의 훈향(薰香) 속에서 ‘예술적 전회’를 이룬다. 이때 고전 색채의 에로티시즘, 방언과 아어(雅語) 연구를 통한 일본어의 아름다움, 서양의 ‘소설’을 압도하는 전통 문예 형식 등 다니자키의 후기 문학 세계를 장악하는 갖가지 요소들을 발견, 성취한다. 이번 『음예 예찬』은 다니자키의 다채로운 예술 역정(歷程)은 물론, 그가 한평생 애호하였던 의복과 먹거리에 관한 에세이까지 망라하여 새로 엮었다.
일찍이 독창적인 문체로 정교한 작품을 선보였던 다니자키는 당대 일본 문단을 휩쓸던 자연주의(에밀 졸라의 영향을 받았으나 이야기의 구성보다 적나라한 현실 묘사에 중점을 두는 일본 자연주의를 가리킨다.)에 반기를 들며 ‘이야기의 재미’를 전면적으로 강조하였다. 결국 ‘문학의 줄거리 문제’를 둘러싼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와 다니자키의 논쟁은, 근대 일본 문학의 중요한 전기(轉機)를 마련하였다. 마침 다니자키는 이 무렵 다이쇼 모더니즘, 즉 서구의 신사조와 첨단 문물을 ‘게걸스럽게’ 흡수하며 자신의 신념을 더욱 강화하였는데, 그중 ‘영화’가 큰 영향을 끼쳤다. 활동사진이 아직 대중 예술로서 자리 잡기 한참 전부터 그는 영화의 가능성을 꿰뚫어 보았고, 각종 영화 기술(편집 등)에서 참신한 문학적 기교를 길어 올렸다. 「활동사진의 현재와 장래」, 「영화 잡감」, 「영화 감상」은 모두 ‘영화인’ 다니자키의 면모를 들여다볼 수 있는 에세이다. 한편 「내가 본 오사카와 오사카 사람」은 다니자키의 간사이 이주, 그에 따른 ‘문학적 전회’의 단초를 유심히 살필 수 있는 생활 비평이며, 「음예 예찬」은 오늘날까지도 일본 미학의 정수라 평가받을 만큼 널리 애독되는 글로서, 작가 자신이 도달하고자 했던 일본 예술의 심오한 경지를 유유히 음미해 볼 수 있는 수필이다. 또 「반소매 이야기」와 「어린 시절 먹거리의 추억」을 통해서는 다니자키 문학의 주요 모티프라 할 수 있는 유년 시절의 기억과 의복, 미식(美食)에의 관심을 자세히 확인해 볼 수 있다.

목차

활동사진의 현재와 장래
영화 잡감
영화 감상: 「슌킨 이야기」 영화화 무렵에
내가 본 오사카와 오사카 사람
음예 예찬
반소매 이야기
어린 시절 먹거리의 추억
연보

작가 소개

다니자키 준이치로

일본의 소설가. 1886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났다. 메이지 말기부터 쇼와 중기까지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며 다방면에 걸쳐 문학적 역량을 과시한 작가로, 노벨 문학상 후보에 수차례 지명되는 등 일본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탐미주의적 색채를 드러내며 여성에 대한 에로티시즘, 마조히즘 등을 극도의 아름다운 문체로 탐구하였다. 한평생 작풍이나 제재, 문장, 표현 등을 실험하며 다채로운 변화를 추구하였고, 오늘날 미스터리, 서스펜스의 선구가 되는 작품이나 활극적 역사 소설, 구전・설화 문학에 바탕을 둔 환상 소설, 그로테스크한 블랙 유머, 고전 문학 연구에 이르기까지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1965년, 신부전과 심부전으로 사망하였다.

김보경 옮김

고려대학교 일어일문학과 졸업, 같은 대학원 문학 석사. 일본 쓰쿠바 대학교 인문사회과학연구과 문학 박사. 고려대학교 글로벌일본연구원 연구 교수로 재직하였고, 전후 점령기의 일본 영화와 문학을 중정적으로 연구하면서, 최근에는 영상 미디어의 재난 표상 문제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지은 책과 옮긴 책으로는 「戦後日本映画と女性の主体性」(『일본학보』 110집), 「When Adultery Meets Democracy: The Boom of Adultery Genres in Japan around 1950 and the Ethical Standards on the “Fujinkaiho(婦人解放)”」(Forum for World Literature Studies, Vol.9 No.2), 『일본의 재난 문학과 문화』(2018, 공저), 『시가로 읽는 간토 대지진』(2017, 공역)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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