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독일에서 가장 독창적인 스토리텔러”
다니엘 켈만의 공간지각 미스터리
호러 명가 블룸하우스 제작
어맨다 사이프리드 · 케빈 베이컨 주연
할리우드 영화화!
짧지만 강력한 공포. ―《뉴욕 타임스》
당신을 잠 못 들게 할 책. ―《키커스 리뷰》
내가 가장 좋아하는 독일 작가. ―이언 매큐언
내 자동차 옆에는 아까 가게에서 본 여자가 서 있었다. 여자가 시커먼 선글라스를 쓰고 있어서 어디를 보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눈이 좀 올 것 같지 않아요?
여자는 대답하지 않았다. 어쨌든 이맘때치고는 너무 따뜻해요, 내가 말했다. 12월이면 이곳 위에는 눈이 쌓여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얼른 가요. 여자가 말했다. 뭐라고요? 얼른. 여자가 말했다. 얼른 가요. ―본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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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리우드가 선택한
독일 문단의 귀재 ‘다니엘 켈만’
지난 2005년 다니엘 켈만은 『세계를 재다』라는 한 편의 소설로 서른 살의 나이에 세계적인 작가의 반열에 올랐다. 출간되자마자 35주간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한 이 작품은 당시 쥐스킨트의 『향수』 이후 가장 많이 팔린 독일 소설이었다. 『너는 갔어야 했다』는 켈만의 최신작으로 ‘재능이란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하고 읊조리게 하는 짧지만 강력한 서사를 자랑한다. 높은 산 위에 지어진 별장을 무대로, 단 6일간 벌어지는 사건들을 담은 이 소설은 할리우드 호러 명가 블룸하우스에서 영화화할 예정이다.
■ “당신이 예약한 숙소는 안전한가요?”
슈퍼호스트가 알려 주지 않는 겨울 별장의 비밀
시나리오 작가인 ‘나’는 배우인 아내와 네 살 난 딸과 함께 겨울 휴가를 떠난다. 가문비나무, 소나무, 그리고 빙하가 내려다보이는 그들의 별장은 인터넷에 올라온 사진보다 더 근사하다. 하지만 겉으로 보기에 부족할 것 없는 가정에도 드러나지 않는 갈등은 있는 법이다. 떠오르는 신예 작가와 여배우의 결혼으로 세간의 관심을 모은 이들이지만, 결혼 후 ‘나’의 커리어는 주춤한 반면 아내의 명성은 그녀의 아름다움만큼이나 계속 커져 갔다. 게다가 육아 전쟁까지 더해진 부부에게 이번 휴가는 짧은 도피나 마찬가지. 그런데 집주인도, 동네의 내력도 알지 못하는 이 집에서 자꾸만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고, 부부에게는 외면하고 싶은 비밀이 고개를 든다.
■ 전 세계 북튜버들이 예견한
“영화화될 수밖에 없는 소설”
켈만은 인터뷰에서 독자들이 이 책을 다 읽는 데 45분이 걸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래서 자신이 어느 부분을 언급해도 ‘스포일’이 되고 만다고. 『너는 갔어야 했다』의 세련되고 건조한 문체, 군더더기 없는 스피디한 전개는 전 세계 리뷰어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특히 ‘나’의 심리에 따라 왜곡되는 공간 구조는 이 작품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딸아이를 목욕시키기 위해 손을 뻗지만 한 뼘씩 멀어지는 수도꼭지, 아내의 비밀을 알게 된 후 점점 무너지는 벽 등 100쪽이 채 안 되는 짧은 분량에 무한히 확장하는 영화 세트를 지어 놓은 셈이다. 이 수작을 두고 리뷰어들은 진작 “영화화될 수밖에 없는” 소설이라고 입을 모았지만, 어맨다 사이프리드와 케빈 베이컨이라는 화려한 캐스팅까지는 예측하지 못했다.
■본문에서
서우리가 빌린 집 앞으로는 100미터 정도의 완만하게 비탈진 초원이 숲 가장자리까지 이어져 있다. 가문비나무, 소나무 그리고 희끗희끗한 거대한 목초지. 창문을 열면 바람이 속삭이는 소리가 들린다. 들리는 소리라곤 그것뿐이다. 저 깊은 아래 계곡에는 주사위처럼 작은 집들이 있고, 계곡을 따라 세로로 세 개의 띠, 그러니까 도로와 강과 철도가 가로지른다. 연필로 가느다란 선을 그은 듯 꾸불꾸불한 길이 갈라져 나 있고, 우리는 그 길로 올라왔다. (8쪽)
부부. 관건은 서로 사랑하는가에 있다. 나는 수잔나 없이 살고 싶지는 않다. 수잔나의 배우다운 연극적인 웃음조차 그리울 테니까. 그리고 수잔나도 나 없이는 안 된다. 서로 지금처럼 신경만 거슬리게 하지 않는다면. (11쪽)
그 사람이 주인이에요?
스텔러, 남자가 말했다.
그게 주인 이름이에요?
그럼, 스텔러, 남자가 이 세상에 이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냐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
난 주인 이름을 몰라요. 내가 말했다. 우린 에어비앤비를 통해 집을 빌렸거든요. 나는 남자의 눈길을 쳐다보며 덧붙였다. 인터넷으로. (27쪽)
도로는? 남자가 물었다.
도로는 너무 가팔라요. 내가 말했다. 정말 위험하더군요.
왜 가드레일을 설치하지 않는지 모르겠어요.
맞은편에서 오는 차가 없으니 다행이오.
그건 어떻게 아시죠?
남자가 웃었다.
그때 알아차렸다. 도로가 그쪽으로만 나 있는 거죠? 우리 집 쪽으로만! (29쪽)
거실 문의 손잡이가 보이다니 이상하다. 거실 문과 유리창 사이에 내가 앉아 있으니 거실 문의 손잡이는 내 몸에 가로막혀 보이지 않아야 하는데, 저기 손잡이가 보인다! 내가 앉은 의자의 등받이도 보이고, 내 몸을 받치고 있는 탁자 상판도 보인다. 그리고 펼쳐 둔 노트도. 나는 노트 위로 손을 올린다. (32쪽)
근데 왜 이렇게 불안할까? 왜 손은 글씨가 비뚤비뚤해질 정도로 떨리고, 왜 심장은 이렇게 심하게 뛰고, 왜 여전히 이렇게 추울까? 영화에서는 나쁜 일이 벌어지면 그냥 꿈이라는 걸 종종 알아차리는데, 나도 이런 기법을 「롤라와 삼촌」에서 사용한 적이 있지만, 사실은 이렇다. 사람들은 깨어 있으면 자기가 깨어 있다는 걸 안다. “이게 꿈인가?” 이건 진지하게 묻는 질문이 아니다. 나는 내가 꿈을 꾼 게 아님을 안다. 하지만 꿈을 꾼 것이어야 한다. (42쪽)
■ 차례
너는 갔어야 했다 –7
옮긴이의 말 -85
도서 | 제목 | 댓글 | 작성자 | 날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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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세계를 견뎌야 하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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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스 | 2019.5.14 | |||
너는 갔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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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블링 | 2019.5.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