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 호밀밭의 파수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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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그렇다치고, 나는 늘 넓은 호밀밭에서 꼬마들이 재미있게 놀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곤 했어. 어린애들만 수천명이 있을 뿐 주위에 어른이라고는 나밖에 없는 거야. 그리고 난 아득한 절벽 옆에서 있어. 내가 할 일은 아이들이 절벽으로 떨어질 것 같으면, 재빨리 붙잡아주는 거야. 애들이란 앞뒤 생각 없이 마구 달리는 법이니까 말이야. 그럴 때 어딘가에서 내가 나타나서는 꼬마가 떨어지지 않도록 붙잡아주는 거지. 온종일 그 일만 하는 거야. 말하자면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고 싶다고나 할까. 바보 같은 얘기라는 건 알고 있어. 하지만 정말 내가 되고 싶은 건 그거야. 바보 같겠지만 말이야


재독. 오랜만이다 또라이 홀든 콜필드

명문 사립 펜시 고등학교에 다녔던 16세 홀든 콜필드가 또 퇴학을 당한 후, 방학이 개시되어 집에 가기 전까지 2박 3일동안 벌어진 일을 홀든 콜필드의 시점에서 적어내려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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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종일관 모든 것에 냉소적이며 일종의 쿨병에 걸린듯하지만 그렇다고 자아도취적인 비대한 자아를 가진 건 아니고 자기객관화를 나름 잘 하고 있으며 자신의 못난 면에 대해 변명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내가 보기엔 그냥 평범한 10대인 것 같은데. 아직 세상과 타협하지 못하였고, 납득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대쪽같은 모습이 있는 것 같고, 중산층 가정의 자녀이다보니 부모와 주변의 기대에 충족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을지는 몰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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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든 콜필드는 우여곡절 끝에 결국엔 잘 살았을 것 같다. 그는 겁이 많은 남자애니까. 그리고 홀든 콜필드 곁에는 (몸이 함께 있진 않지만) 항상 앨리가 있고 피비도 있으니까 (피비는 어찌나 사랑스러운 아이인지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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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먹고 다시 읽으면 재미없을 줄 알았는데 그래도 재밌네요 홀든 콜필드를 극혐하는 어른이 되어 있지 않을까 했는데 그것도 아니니 내가 아직 철이 안 들었구나 반성해야할까 꼰대 아닌 어른이 되었구나 하며 자위하여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