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

‘어느날 흉측한 벌레로 변한 나는 과연 나일까 아님 벌레일까?’ 근래에 논쟁으로 화두된 이러한 전제는 사실 우리 자신들에게 무엇이 인간을 진실되게 인간으로 만드는지에 대한 레토릭(rhetoric) 이다. 겉 껍데기가 인간이라고 해서 모두 인간인가? 겉 껍데기가 벌레라고 해서 속은 인간이 아닌가? 이는 카프카가 느낀 인간 존재에 대한 일종의 회의였던 듯 하다. 매일 쳇바퀴같은 삶을 반복하며 정작 인간으로서의 삶은 사라진 채로 살아가는 이들이 “인간”으로서의 취급과 대우를 받고, 인간의 행위(즉 경제활동)을 수행하지 못하는 이들은 벌레와 같은 존재가 되어 의식 속에서 사라져 간다. 그러나 절충하면서 살아갈 수는 없을까? 인간으로서 꼭 둘 중의 하나인 극단의 길을 걸어야만 할까? 이러한 질문에는 카뮈의 ‘의식하며 사는 삶’이 떠오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