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전 어느 날 제 가슴에 아스라이 무지개가 걸렸고
그건 연애도 사랑도 아니었지만,
세월이 지날수록 그 무지개 빛깔은 점점 또렷해져
저는 지금껏 한 번도 그걸 놓친 적이 없습니다.
소나기가 지나간 맑은 하늘에 걸리는 무지개는
이윽고 덧없이 사라져 버리지만,
사람의 가슴에 걸린 무지개는 사라지지 않는 모양입니다.
‘사랑’이라 썼다가, 그 다음은 쓰지 못한 가족의 비극.
미혼모가 된 자신의 사생아를
동생이 사랑한 타인의 여자 품에 안기겠다는 일념으로
끝맺는 이야기.
가즈코가 우에하라에게 보내는 편지,
나오지가 가즈코에게 남긴 유서가 찌르르 소리를 내며
시나브로 가슴에 얹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