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광인’ 혹은 ‘모던 보이’라고 불리는 시인, 소설가, 산문가 ‘이상’. 그는 실험적 구성과 파격적 문체를 통해 식민지 시대의 한국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혼란스럽고 불안한 내면 심리를 다루었다.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를 아시오.’라는 너무나 유명한 구절로 시작하는 <날개>, 물질만능주의로 타락해 가는 인간 군상을 ‘띄어쓰기’ 없이 써내려간 <지주회시>, 불안하고 종잡을 수 없는 남녀의 기묘한 관계를 담아낸 <봉별기>(‘가을방학’의 ‘속아도 꿈결’ 노래의 마지막 구절에서 인용), <실화> 등 소설과 산문을 넘나들며 자신만의 고유한 시각, 사물한 지각에 충실한 글에 충실한 이상의 대표작들이 실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