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추천 도서] 『더 셜리 클럽』

편집자 추천 한마디

호불호 없이 사랑스러운 이야기를 좋아한다면
누구나 좋아할 책! 사랑스러운 ‘셜리’들의 모임에
귀 기울여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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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 추천 도서 ★

『더 셜리 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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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세상에 널리 퍼진 이름들을 만난 시간

지금 세계에 하나뿐인 목소리와 사랑에 빠진 순간

나의 생애에 가장 아름다울, 보라색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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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실천문학》으로 데뷔하여 장편소설 『체공녀 강주룡』으로 제23회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한 신예 작가 박서련의 신작 『더 셜리 클럽』이 민음사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 29번으로 출간되었다. 『더 셜리 클럽』은 우리를 강한 사람이게 하는 사랑을 말한다. 또한 우리를 좋은 사람이게 하는 연대를 이야기한다. 『더 셜리 클럽』은 이국적인 보라색 사랑의 소설이다. 사막 위 바위처럼 강인한 연대의 소설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해변에서 즐기는 마카로니피자처럼 사랑스러운 소설이기도 하다. 그리하여 이 소설을 읽는 우리는, 우리에게 아직 사랑이 남아 있음을, 아주 작은 선의라 하더라도 그것에는 미량의 사랑이 묻어 있음을, 그 사랑이 모여 우리의 정체성을 이루는 것임을 감각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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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가씨 이름은 왜 셜리인가요?”

스무 살 한국인 ‘설희’는 호주의 할머니 ‘셜리’들의 클럽에 가입을 신청한다. 설희의 영어식 이름이 셜리이기 때문이다. 발음이 비슷해서 정했을 뿐인 이름이지만 이름으로 인한 놀랍고 사랑스러운 만남은 소설 내내 이어진다. 셜리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들의 클럽인 ‘더 셜리 클럽’은 셜리가 아주 예전에 유행한 이름인 탓에 멤버 중 할머니가 많다. 그저 이름이 같다는 이유로 그들은 재미(Fun)와 음식(Food)과 우정(Friend)를 나눈다. 임시-명예-회원으로 가입에 성공한 셜리는 할머니들과 피부색과 세대의 차이를 뛰어넘는 연결과 연대를 이룬다. 할머니들은 셜리를 아끼고, 감싸주고, 어려움에서 구해 준다. 사랑을 찾는 용기를 주고, 부모를 이해했던 경험을 전한다. 그렇게 셜리는, 모두 셜리인 동시에 유일한 셜리가 된다. 우리 모두의 이름 또한 그러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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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 한 구절

셜리 페이튼 할머니의 집은 아담하고 근사했다. 흰 울타리와 잘 가꾼 정원을 지나 현관 앞에서 심호흡을 하고 벨을 눌렀다.

“누구시죠”

“안녕하세요, 셜리예요.”

“어머, 나돈데.”

 

농담인가? 웃어도 되는? 이윽고 격자무늬에 여러 개의 원을 겹쳐 그려서 꽃처럼 보이는 선을 따라 금색 도료를 심은 유리문이 열리고 페이튼 할머니가 나왔다. 할머니는 한국인치고도 키가 큰 편이 아닌 나보다도 주먹 하나쯤 더 작았다.

“와 줘서 고마워요, 일찍 왔군요.”

응접실에서 기다리는 동안 셜리가 세 사람 더 왔다. 페이튼 할머니와 나를 포함해 총 다섯 명의 셜리가 모였다. 원래 멜버른 커뮤니티 페스티벌 참여를 포함한 큰 연간 행사들을 제외하면 주로 동네 단위의 소소한 친목 모임 위주라고 했다. 페이튼 할머니는 계속 똑같은 농담으로 손님을 맞았다. 누구시죠, 셜리라고요? 나도 그래요!(So am I, me too, me ei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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