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권 사회의 여성에겐 보수적이고 억압시키는 문화에 대해 관심이 많고 시중에 나온 여러 소설들을 통해 그들의 슬픔과 상황을 이고하려 하는 편이다. 이 책을 선택한 이유 역시 그런 맥락이었고 여기에도 너무나 불공평하고 말이 안되는 현실들이 담겨있다. 사랑하고싶은 사람조차 여성 한 개인의 선택이 될 수가 없고 그러니 사랑을 표현할 수 있는 자유조차 없다. 하지만 이 소설에는 이란의 로미오와 줄리엣이 등장한다. 그리고 훨씬 현명하고 적극적인 줄리엣이 있다. 그래서 그녀의 용기와 도전이 현실의 장벽에 부딪힐 때마다 함께 가슴이 아팠다. 허락되않는 두 사람의 사랑은 그래서 더욱 절절하고 아름다울 수 있었을지도.

하지만 작가가 너무 수다스러웠다. 이야기에 집중하고싶은 독자의 흐름을 그렇게 깨트릴 수가 없었다. 읽는 내내 작가의 개입은 짜증만을 유발했다. 그의 나레이션이 어떤 독자들에게는 유쾌한 입담이 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철저히 이 분위기와 이야기에 진지하고 싶었기에 전혀 유쾌하지 못했고, 이 두꺼운 책의 100페이지는 줄일 수 있지 않았을까하는 종이낭비라는 생각까지 하게 했다.

취향의 차이겠지만 말많은 서술자를 좋아하지 않을 미래의 독자를 위한 작은 참조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