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는 제목으로 시작하는 이 소설은
통속적인 로맨스 소설을 가장한 누멘적 사랑 소설이다.
터키, 이스탄불이라는 국가적, 문화적 상황 안에서 펼쳐지는 사랑은
뉴욕, 맨하튼 하물며 서울에서 목격되는 사랑과 다른 깊이감을 준다.
그 사랑은 매우 위험하고 절대적이며 헌신적이고 무조건적인
한 마디로 되돌갈 길 없는 막다른 골목 끝의 강렬한 빛을 지니고 있다.
그러한 상황 안에서 사유되는 사랑은 신적인 영역, 차원에까지 맞닿아 있다.
오르한 파묵은 그 순수의 사랑을 아브라함이 하느님을 향해 가졌던
누멘적 사랑 안에서 풀어나간다.
“선지자 아브라함은 양이 아들의 자리를 대신한다는 것을 처음에는 물론 몰랐어.
하지만 하느님을 너무나 믿고 너무나 사랑했기 때문에 결국 하느님으로부터
그 어떤 해악도 오지 않을 것임을 느꼈어. 누군가를 아주아주 사랑하면,
그를 위해 우리의 가장 귀중한 것을 내주어도 그로부터 해가 오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알아. 희생이란 바로 이런 거야. 너는 누구를 가장 사랑하니?”
사랑의 본질을 확인하고 싶다면 선택해도 좋을 멋진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