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를 빠르고 쉽게 습득할 수 있는 비법을 예상하고 이 책을 잡는다면 반드시 큰 실망으로 이어진다. 비법 소스가 적혀있는 책이 아니라 언어의 천재라고 불릴만한 사람들을 찾아 다니는 기행문에 가까운 책이다. 그들을 찾아가고 분석함으로써 언어 공부에 대한 방법이라 할 만한 내용들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정도에 가까운 얘기이지 사도에 대한 내용은 아니다.
다양한 언어를 잘(효율적으로 많은 노력 들이지 않고 빠르게) 구사해 보고픈 마음으로 책을 봤지만 역시나 우직하게 많은 시간을 들여 꾸준히 공부하는 방법밖에 없다는 사실에 실망스러우면서도 얄팍했던 내 마음이 살짝 부끄러워 진다. 올해는 영어 좀 잘 할 수 있을까? 매년 새로운 마음가짐과 자세로 영어 공부에 돌입하지만 먹고 사는데 크게 지장이 없는 관계로 그 각오는 시간이 지날수록 희미해진다. 새 각오와 희미해짐이 몇십년을 지속하고 있다는 것도 참.
언어는 정복의 대상도 완료의 대상도 아니다. 그저 지병처럼 평생 접하고 안고 가야지. 오늘도 언어에 대한 새로운 각오를 다져본다. 언젠가는 언어에 대한 희미한 빛이라도 볼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