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을 너무 재밌게 읽어서, 호르헤 노인의 모델이 보르헤스란 얘길 듣고는 보르헤스 입문을 마음 먹은 지가 어언 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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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르헤스의 문학은 환상적 사실주의, 마술적 사실주의, 샹호 텍스트성, 해체주의, 포스트모더니즘을 특징으로 하는데 사실 여기서 제대로 알고 있는 개념은 단 하나도 없다?(이렇게 또 얕은 지식이 드러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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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한당들의 세계사는 그의 대표작인 #픽션들 #알레프 이전에 쓰여진 것으로 그의 문학의 특징이 두드러지기 전 워밍업의 단계로 볼 수 있는데, 제목 그대로 세계 도처에서 악명 높았던 악당들의 이야기를 엮은 것이다. 그 배경이 지역적이지 않다는 것 또한 보르헤스의 특징이다. 일례로, “여해적 과부 청”은 중국 여성인 듯 하고, “하킴 데 메르브” 는 아랍인(천일야화 이야기도 인용), “몽크 이스트맨”은 뉴욕의 갱스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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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하게도 실존인물이거나 원형이 있는 이야기들을 재편집, 재구성하는 방식을 이용하는데 그러다보니 소설집 마지막에 각 꼭지의 출처가 붙는다. 그렇다면 보르헤스는 왜 이미 있는 이야기를 재구성했는가? 그 이유가 흥미로운데 내가 이해한 것이 맞다면, (해설참조)

?1. 언어는 실체가 아니라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므로 같은 이야기라도 시대성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동시대적 언어로 다시 쓰여야 한다는 것.

?2.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성서의 말처럼 모든 이야기는 결국 원래 존재하던 다른 이야기의 변형일 따름이고, 현재의 이야기는 과거 이야기의 또 다른 판본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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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보르헤스 맛만 살짝 봤는데, 집에 굴러다니는 픽션들 읽어보고 기회가 된다면 알레프도 읽어보려 한다. 사실 그렇게 재미는 없었… 픽션들은 좀 재밌겠지? (기대)

(*이후로 픽션을 읽다 중도하차하였으며 보르헤스 하차하였습니다 10년 후에 다시 도전을^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