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지역축제를 찾아다니는 이야기라니, 솔직히 안궁금하고 왜가나 싶었는데… 지역축제 특유의 엉성한 전개와 주최측의 올드함에서 오는 묘한 모럴리스함을 ‘K스럽다’라는 말로 압축한게 너무 공감되고 웃겨서 이 책을 읽지 않을 수 없었다. 아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해 한국 지방 축제를 즐기러 오세요~하는 책이 아니구나. 생각이 들자마자 안심하며 책을 구매했다.
김혼비, 박태하 작가 부부는 직접 전국 방방곡곡 축제를 찾아서 12군데를 선정하여 공동집필로 이 책을 완성했다고 한다. 각 축제 후기가 각 장을 이루는데, 강릉 단오제 말고는 축제명과 지역마저 정말 처음 들어보는 곳이 많았다. 일부러 메이저 축제를 피했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더 조잡하고(ㅋㅋㅋㅋㅋ) 다소 엉망인 축제가 많아서 독자로서는 재밌었지만 이 부부 과연 재밌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근데 생소함이 도를 지나치니까 외려 키치하게 느껴지는게 있어서, 이번 에피소드까지만 읽어야지 하고 마지막 장을 넘겼는데 다음 장 제목이 ‘의좋은형제축제’라거나 ‘와일드푸드축제’인걸 보면 못참고 그 챕터도 읽어버리게 되었다. 겨우 단오축제에서 한번 쉬어가며 두 번에 나누어 완독했다.
앞서 아무튼, 술에서 김혼비와 개그코드가 맞음을 확인했기 때문에 재밌을거라 예상은 했지만 보는 내내 너무 웃겨서 카페에서 혼자 책보면서 낄낄되는 사람됨. 이 부부의 위트 정말 내취향이다. 앞으로 김혼비의 모든 에세이를 읽을 것이라 다짐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