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급 한국어

솔직히 말하면 초급에 비해 좀 실망적이었다. 이젠 내 세대의 이야기가 아니라서 그럴까? 주인공이 한국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글쓰기 강의를 하는 것으로 설정이 바뀌어서인지 강의내용이 좀 더 전문적이 되었고, 그래서 더 멀게 느껴진 것 같다. 물론 부분부분 꽂히는 내용이 있긴 했지만 확실히 초급보다 공감이 덜했다. 강의에 참고자료로 쓰이는 여러 문학들을 알고 있으면 더 재밌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지혁의 생활도 아이에게 집중되다 보니까 내겐 좀 낯설고 다소 흥미가 떨어졌다. 게다가 초급의 가장 큰 장점이었던 유머가 중급에선 내게 통하지 않았다. 지혁이 나이가 들면서 개그코드 역시 아재개그가 되어버린 설정인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계속 읽어나가다 보니 와닿는 글들도 있었고, 특유의 이야기 전개법에서 오는 반전 아닌 반전도 느낄 수 있어 끝까지 다 읽고 나선 마음이 좀 풀어졌다. 지금 작가는 실전 한국어를 쓰고 있다는데, 나온다면 또 구매해 읽을 것 같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