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초중반 인간사회에 섞이지 못하고 침묵이 무서워 어떻게든 익살을 떠는 요조의 모습이 나와 비슷하여 안타깝기도 했지만 소설이 진행될 수록 그의 기행에 나는 몇년 전에 책을 처음 읽었을 때처럼 아연해질 수 밖에 없었다. 천성적으로 내성적이다. 유약하다. 라는 이유만으로는 그에 행동은 납득하기 힘든 부분이 없지 않았다. 특히 옮겨다니며 여자들에게 기생하고 착취하며 살아가는 모습이란..

다만 본인의 치부를 숨김없이 드러내고 그 어떤 꾸밈없이 부끄럼 많은 생을 살았다고 표현하는 요조의 모습이 지금의 현대사회를 살고 있는 (가면 한개씩은 다 쓰고 있는) 우리에게 많은 생각할거리를 주는 소설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