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이웃의 식탁

소설 속에서는 여성의 끊임없는 희생을 강요한다. 집에 노는 남편이 있음에도 일과 살림을 떠안아야하는 여성. 일과 육아의 기로 앞에 육아를 선택하기를 강요당하는 여성. 심지어 이웃 남편에게 성희롱을 당하지만 아무도 내 편이 없는 여성. 그런 상황 속에서 과연 가정이랑 울타리란 무언인가, 공동체라는 것이 얼마나 허울좋은 껍데기에 불과한가하는 허무함을 느꼈다.

이 소설이 가장 무서운건 ‘꿈미래실험공동주택’은 분명한 허구이지만 그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분명 현실과 맞닿아있다는 점이었다. 오늘날 한국이 왜 세계 최하위의 출산율을 기록중인지, 아이를 위해 그동안의 삶을 포기하기를 강요하는 사회가 지속되는 한 그 수치는 점점 더 바닥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 소설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