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을 읽는 내내 한국인의 입장에서는 미처 생각하지 못한 한글의 어려움이 잘 나타나 있어 실소하게 만들었다. 은/는 과 이/가 의 사용법이라든가. 고유어와 한자어의 사용방법이라든가. 한국인은 자연스럽게 몸에 익힌 것들이 이를 새롭게 습득해야하는 외국인의 입장에서는 얼마나 어렵게 느껴질지 여러 에피소드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재미있는 점은 외국인 학생들의 엉망진창 한국어만큼이나 주인공인 지혁의 삶도 우왕좌왕의 연속이라는 것이다. 낯선 이국의 땅에 떨어져 이방인으로 살아가면서 연예도 효도도 소설가가 되는 것도 점점 요원해지는 주인공의 모습이 비문과 오류 투성이의 한글을 구사하는 외국인들의 모습과 묘하게 겹쳐보였다.
작가 본인을 투영하여 만든 주인공의 모습들을 통해 흔들리는 우리들의 삶을 언어라는 것을 통해 재미있게 풀어낸 소설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