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인간 1

“보이지 않는 인간”이라는 제목, 최근 인종차별에 관한 고전이라 불리는 책을 읽고, 이 책을 집어들었다. “흑백으로 나뉜 미국 문학의 판도를 바꾼 랠프 엘리슨의 문제작”이라는 표지의 글귀가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인종에 관한 책이려니 하고 읽은 책은 인종을 기반으로 현대 사회에서 소외되고 획일화 되어가는 인간에 대한 주제를 말하고 있었다.

 

주인공인 나는 흑인이고, 남부에서 꽤 똑똑한 아이다. 다니던 고등학교에서 우수 학생으로 연설을 하고, 지역 유지들의 모임에 초대를 받았다. 그 모임에서 연설을 하기 위해서. 하지만 방문했던 모임에서 흑인들끼리의 배틀로열과 같은 게임에 던져지고, 전기가 흐르는 가짜 금화를 가지도록 하는 등의 인종차별의 행위 한가운데에서도 주인공인 나는 그들이 나를 인정하여 연설하게 해줄 타이밍만을 기다린다. 그리고 만신창이가 된 상태에서 연설을 하고, 그들은 내게 선심쓰듯 대학 등록금을 내어준다.

그렇게 간 대학에서 해당 대학의 백인 이사인 노턴의 운전기사를 하게 되고, 우연한 일로 노턴을 위험에 빠뜨렸다는 이유로 총장 블레드소에 의해 대학에서 퇴학당한다. 블레드소는 뉴욕에서 그가 일할 수 있도록 추천장을 써주었으나, 그것은 곧 그가 다시는 대학으로 돌아오지 못하도록 해달라는 요청서 였고, 그는 말그대로 내쫒긴 것이였다. 그렇게 방황하던 중, 시당국에 의해 퇴거당하던 흑인 노인을 보고서, 그는 그 행위가 옳지 않음을 대중과 시당국에 말하고, 그 연설에 의해 동지회에 가입하게 된다. 자신을 인정해주었고, 자신의 능력을 알아준 그들의 모임 속에서 최선을 다하지만, 결국 그곳에서도 버려지면서, 그는 자신이 그동안 어떤 인간이였는지를 비로소 돌아본다.

 

주인공인 나는 진정한 나로써 인정받은것이 아니라, 타자가 보고 싶은 나로써 있었기에 그는 결국 내가 누군지 조차 모르는 ‘보이지 않는 인간’이였던 것이다. 백인들의 말을 잘 듣는 흑인이였고, 동지에서는 클리프톤의 인형과 같은 존재였다. 누군가 원하는 행동만을 하고, 원하는 말만하는. 그래서 그는 어두운 석탄 굴로 들어가 스스로를 돌아보지만, 여전히 나를 알기란 어렵다. 박쥐같이 여기저기에 따라 흐르는 잭, 백인사회에서 인정받기 위해 굽신되는 블레드소, 시기와 장소에 따라 모습이 바뀌는 라인하트 같은 인간을 보며 스스로는 어떤 모습이여야 하는지를 돌아보는 주인공 나는 책속에서 이름 조차 등장하지 않는다.(아닌가,, 등장했나.., 아무튼 기억이 나질 않..)

 

1권을 읽을 때까지만해도 인종에 관한 이야기인줄 알았지만, 2권 속 주인공 나의 내면을 따라 읽고 있다보면, 지금 현실 속에서 지금 나의 모습은 진짜일까?라는 생각이 든다. 무인도에서 자라 오롯이 혼자이지 않는한 우리는 사회 속에 놓인다. 어쩌면 끊임없이 타인과 함께 사회의 주류 속에서 살아가기 위해 투쟁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렇다면 그 속에서 나의 진정한 모습을 나 스스로는 알고 있는가를 자꾸 돌아보게 하는 책이였다. 미국이라는 사회 속에 여전히 녹아있는 인종차별이라는 편견 속에서 흑인이 가지는 소외를 그리고 있지만, 거대한 현대사회 속에서 나를 되찾아보게 하는 책이기도 하다. 또는 거대 사회 속에서 소외된 이들을 생각하게 하는 책이기도 했고,

 

그런데 ‘나’를 찾는다면, 오롯한 ‘나’로써 나는 사회 속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찾을 수는 있을까?

 

“절대로. 오늘 밤 이후에는 절대 전처럼 보이지 않을 것이며, 전처럼 생각하지도 않을 것이다. 내가 어떤 모습이 될지는 나도 정확히 모르겠다. 단지 이전의 나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이다. 별것도 없었지만 현재의 내가 되기 위해 너무나 많은 걸 잃었다.” p.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