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라는 직업에 대해 깊게 묘사가 되어있다. 매일 같은 루틴을 준수하고, 모시는 사람의 편의를 위해 뭐든지 하지만 절대로 앞으로 나서진 않는다. 주인공은 집사 일을 아주 훌륭하게 해낸다. 그래서 자신의 주인이 전세계에서 악인이 되더라도 그 사실을 알지 못하고 혹은 알려고 하지 않고, 그저 주인에게 충성한다.

이 집사가 휴가를 얻어 여행을 떠나면서야 주인에 대한 외부의 평가를 인식하게 되는데, 그래도 끝까지 인정하지 않는다. 대단한 고집이다! 하긴 집사 할아버지가 쉽게 인생의 가장 큰 부분이었던 주인을 부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소설에서 주인공이 집사 일을 하면서 생긴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회상하는데, 그 심리를 읽는게 답답하면서도 나름의 재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