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나를 지나가던 여름에게

소설 속 주인공들은 각자가 서 있을 자리를 갖고 있지 않다. 책에서는 그들이 ‘집’을 가지지 못하는, 경제적인 상황을 기준으로 주체성의 유무를 나누었다. 작가는 첫 페이지부터 의도적으로 죽음은 우리 곁에 항상 존재함을 드러낸다. 인간의 죽음, 공간의 죽음, 그리고 계절의 종말까지. 이들의 끝을 모두 마주하고, 그저 죽음을 도피하기만 했던 인물들은 소설의 끝에서 비로소 각자의 방식으로 그 죽음을 애도한다. 그들은 그렇게 성숙한 채로 여름을 떠나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