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내게 내가 무엇을 할 것이며, 무엇을 하지 않을 것이냐만 물어왔어. 내가 무엇을 할 것이며 무엇을 하지 않을 것인지를 말해 주마. 내가 믿지 않게 된 것은, 그것이 나의 가정이든 나의 조국이든 나의 교회든, 결코 섬기지 않겠어. 그리고 나는 어떤 삶이나 예술 양식을 빌려 내 자신을 가능한 한 자유로이, 가능한 한 완전하게, 표현하고자 노력할 것이며, 내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내가 스스로에게 허용할 수 있는 무기인 침묵, 유배 및 간계를 이용하도록 하겠어.”
서구문학사에서 20세기 모더니즘 문학이라 극찬을 받은 이 책은 스티븐이 세상의 고통을 기민하게 느끼면서도 예술가라는 불분명한 길을 걷고 있는 제임스 조이스 자신의 이미지를 투영한 자전적 소설이며 교양소설, 그리고 성장소설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그의 대표작이 된다.
이야기의 초반부터 어린 스티븐의 난해하고 어지러운 유년시절 의식의 흐름들이 1인칭에서 3인칭으로, 과거와 현재, 미래가 중첩되며 그려짐으로서 반복해 읽게되는 진통을 겪고서야 작가와 스티븐에게 다가설 수 있었다. 종교인에서 예술가로 변모하게 된 어린 시절과 청년시절의 모습들에서 종교가 주는 심판의 두려움을 이겨내고 예술가의 길로 들어서는 스티븐의 모습은 작가의 자화상을 그대로 옮겨 놓았고 후반부에 마무리되는 일기 형식의 글들은 실제 작가의 일기를 옮겨 놓았다고 한다. 이 소설은 예술가라면 한번쯤 읽고 가야하는 지침서가 될만큼 현대문학사에 ‘감수성의 혁명’ 이라 불리기도 한다고.
쉽지만은 않았던 제임스 조이스의 작품을 접하며 ‘지적 유희’ 를 자극하게 만드는 소설이라 단정짓고 싶다. 읽어가기에 힘이 들었지만 그렇기에 자꾸 알아가야하는 호기심을 재촉했고 소설로 들어가기에 앞서 그리스의 최고의 장인이자 발명가인 다이달로스의 아들 ‘이카루스의 날개’ 그림을 통해 이 소설이 말하고자 하는 작가의 예술적 고뇌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었다. 그리고 아일랜드의 시대상을 바라보며 종교적 위치에 대해 생각해 보기도 했는데 지극히 개인적인…., 특정한 종교는 국가를 대표해서도 정치에 참여해서도 안된다는 하찮은 나의 뜬금없는 생각!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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