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125
사람들은 각자 살아가기 위해 자신의 불꽃을 일으켜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야만 합니다.
매 이야기의 시작을 풍성하게 돋우는 강렬한 멕시코 음식의 질감을 상상하며 읽다보면 어느샌가 환희의 끝에서 이야기를 닫는 티타의 뒷모습에 이르게 된다.
어머니 마마 엘레나를 모셔야 하는 왜곡된 막내 딸의 운명을 깨고 절정(?)에 이르는 티타의 삶은 남미에 흐르는 특유의 환상성과 향미 강한 식재료, 역정의 자매들, 욕정의 오입꾼과 신사적인 존 브라운이 더불어져서 달콤 쌉싸름한 풍미가 차오르는 세계가 된다.
p149
장례식 내내 티타는 진심으로 어머니를 위한 눈물을 흘렸다. 일생 동안 자신을 억압하고 거세시켰던 여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좌절된 사랑을 겪어야 했던 여인을 위해서였다.
혁명의 폭력과 시대의 야만을 지적하는 건지 일종의 역설적인 낭만으로 포장하는 건지 살짝 의아한 지점도 있지만, 독자를 자극하는 이국적이고 이질적인 향이 일종의 의문을 상쇄한다.
p66
빌어먹을 체면! 빌어먹을 예의범절! 그것들 때문에 그녀의 몸은 속수무책으로 조금씩 시들어가야만 하는 운명이었다. 빌어먹을 페드로!
층층이 누적된 폭력과 억압의 역사도 끝내 정복하지 못한 멕시코 자매들에게 바치는 초콜릿 한 잔일지도 모르겠다.
p.s. 페드로는 좀 맞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