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그대로 이반 데니소비치 슈호프의 수용소에서의 하루를 담은 작품이다. 특별할 것 없이 참담한 수용소에서 슈호프는 당장 그날 하루를 잘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 영창을 가지 않는 것이 중요하며 벽돌을 쌓는 것이 중요하고 멀건 국과 이백그램짜리 빵 한 조각을 어떻게 더 받을 수 있을지가 최대 고민거리다. 그는 형기가 십년 만기되어 석방만 기다리던 죄인이었지만 집으로 갈 수 있단 것에 대한 확신이 사라지면서 굳이 석방을 기다릴 이유를 못찾는다. 수용소 내에서 오랜 시간 지낸 그는 이미 그 생활이 일상이 됐다. 잡혀 들어올 때의 억울함은 애초에 있었는지도 모를 정도로 담담하게 써졌다. 당시는 다 그랬기 때문에 억울해하는 이가 있으면 비웃음을 당했다. 간결한 문체와 반어법이 잘 어울린다.
수용소에서의 이 날은 운수가 좋다. 슈호프에게 좋은 일이 생길 때마다 현진건의 운수좋은 날이 생각나 가슴을 졸였으나 마지막, 윤년이라 사흘을 더 수용소에 보낸 것 외 나쁜 일 없이 그냥 그렇게 하루하루를 지냈다. 별 일 없어 다행인 건가.
하루하루를 보내면서 슈호프는 생각이 쳇바퀴를 돌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안에 갇혀서 시계를 볼 수도 없고, 자유인처럼 무언가를 소지하기도 힘들다. 추위에 생각도 얼었다. 모든 것이 제한되어 있지만 생각보다 평화롭다. 온갖 말도 안 되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음에도 평화롭고, 체제에 반하는 생각을 할 여유와 이유가 사라져 평화롭다. 잘못된 부분이 절대 다수가 되면서 쉽게 받아들여지니 고쳐질 리가 없다. 작가는 그 현실을 고발하며 문학적 재미까지 더했다.
작가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쓰였다. 수용소 생활과 망명 생활을 하던 작가는 그의 작품을 읽는 사람들에게 ‘러시아의 양심’이라 불렸다. 첫 작품으로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를 내고 이어 여러 작품을 냈다. 그 중에 ‘암병동’이란 책도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