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렐은 일어서서 눈을 훔치며 창가로 가 서더니 노을에 붉게 물든 허드슨 강을 내려다보았는데, 그 강 위에서는 거대한 배 두 척의 희미한 윤곽이 천천히 바다 쪽으로, 해협을 향해 움직이고 있었다. 봄바람이 맥그로힐 건물의 무심한 녹색 차양 주위를 오가며 악마 같은 소리로 휘파람을 불었다. 파렐리 입을 열었을 때, 그의 목소리는 아주 멀리서 들려오는 것 같았고, 말이 아니라 절망의 숨을 내뱉는 것 같았다.인간이 존중하는 모든 것은한순간이나 하루를 견뎌 낸다…….전령의 외침과 군인의 발걸음이그의 영광과 힘을 소진시킨다.밤을 밝히는 불빛은 모두인간의 붉은 심장이 불을 밝힌 것이다.그러더니 그는 몸을 돌려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자네, 자네 안에 있는 모든 것을 글에 담아 봐.” 그러고는 비틀거리며 복도를 걸어가, 내 삶에서 영원히 퇴장해 버렸다. – 본문 50~51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