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게 느껴진 것은, 소설에서는 인간의 고통에 대해 그토록 예민한 사람이, 학대받고 고통받는 사람들을 열정적으로 옹호하던 사람이, 지상의 모든 생명체들에게는 스스로 존재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거의 미친 듯이 설파하던 사람이, 잎새 하나와 풀잎 하나하나에 환희에 찬 송가를 바치던 사람이, 바로 그런 사람이, 수천 년간 쫓기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단 한 마디의 옹호도 변호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정말 그는 눈이 멀었던 것일까. 아니면, 아마도 증오에 눈멀었던 것은 아닐까. 그는 유대인들을 하나의 민족이라고 부르지 않고 ‘종족’이라고 명명했다. 이것은 마치 폴리네시아 섬 같은 곳의 야만인을 부르는 것 같다. 나를 비롯하여 내가 아는 수많은 사람들과 친구들이 이 ‘종족’에 속한 채로, 러시아 문학의 섬세한 문제들을 토론해 왔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