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 할 일은 개별적인 존재나 사물이 아니라

시인이 할 일은 개별적인 존재나 사물이 아니라 일반적인 종(種)을 검토하는 것, 다시 말해 보편적인 속성과 포괄적인 현상에 주목하여 그것을 밝혀내는 것입니다. 시인은 튤립 꽃의 줄무늬가 몇 개인지를 세거나 숲 속의 풀밭에 있는 여러 가지 색조의 차이를 묘사하는 사람이 아닙니다.시인은 자연에 대한 묘사를 할 때 뚜렷하고 두드러진 특징들을 포착하여 그것을 통해 모든 사람의 마음에 본질적인 원형이 떠오르게끔 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따라서 시인은 사람에 따라 주목할 수도 있고 지나쳐버릴 수도 있는 그런 자잘한 차이점들 따위는 무시해 버리고, 그 대신 주의 깊은 사람이든 부주의한 사람이든 누구에게나 똑같이 분명하게 인식되는 그러한 보편적 특성들을 추구해야 하는 법입니다. 58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