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제보다 조금 뒤에 나타난 대신이 바로 황제(黃帝)이다. 고서에는 라고도 기록되어 있는데 그것은 라는 의미이다. 황제의 라는 글자는 >, >, > 그리고 갑골문(甲骨文)과 종정문(鐘鼎文)에도 나타나는데 본래는 상제(上帝)를 지칭하는 글자이다. 또 자는 의 형용사로서, 의 빛나는 위대함을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예는 >에서 자주 볼 수 있는데, , 에 라는 구절이 있고 , 에도 라는 의미의 , 라는 말이 보인다. 이것은 모두가 상제의 장엄하고 위대함을 찬미하는 말들이다. 본래 고대에는 나라의 군주를 라고 부르지 않았다. 주(周)나라 때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이라 칭하기 시작했으며, 문왕(文王), 무왕(武王) 때부터 시작해 진(秦)나라에게 멸망당한 난왕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다만 으로 불려졌을 뿐이다. 그러던 것이 전국시대 말기에 이르면 야심에 찬 제후의 무리들이 스스로 이라 칭하였고 그것만으로도 부족해서 다투어 라 칭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진(秦)은 서제(西帝), 조(趙)는 중제(中帝), 연(燕)은 북제(北帝)라 칭하였다. 후에 진나라의 시황(始皇)이 중국을 통일하게 되자 성품이 더욱 나빠져서는 라는 두 글자를 자신에게 갖다붙였다. 그래서 자칭 라 하였는데 그것이 후대에 계속 전해져 내려와 인간 세상 제왕의 통칭으로 변하게 된 것이다. -145~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