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고전 문학이 아니다. 심리학 책이다.
한 사람도 아닌 많은 사람들의 어두운 내면, 그 사람들의 표정에서 읽히는 감정들을 모조리 긁어내 값진 문장으로 만들어낸 톨스토이는 진정 위대한 작가라 불려야 마땅하다. 안나 카레니나 1을 읽으면서 나는 줄곧 이 책을 고전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아니 못 했다. 이유는 레빈이 모스크바에서 집으로 돌아와 농장 일을 재개하면서부터야 작가의 문학적 감성이 드러나는 문장이 나오기 시작했다. 레빈의 농장 생활은 320쪽 이후부터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이전까지는 그냥 읽기에 무리 없고 소름까지 끼치는 심리학 저서라고 생각했는데, 톨스토이는 기이한 작가라고 부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