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읽은 모든 책 가운데 가장 애정하는 작품이다.
심심해서 디즈니 애니메이션 <노트르담의 꼽추>를 보았다. 에스메랄다의 눈동자 색, 커다란 종이 울리는 노트르담 성당의 분위기, 프롤로의 광기 등 디즈니 애니메이션 답지 않은 부분이 많아 원작을 읽어보고 싶었다. 무엇보다도 애니메이션과는 달리 비극적인 이야기인데다가 삭제/변형된 인물이 많다는 것을 알고는 결말이 궁금하여 꼭 읽어보고 싶었다.
책을 다 읽고 마음이 여전히 헛헛했다. 내용도 내용이고, 두 권을 읽어내는 동안 혼자 정들었던 인물들과 이별하는 게 못내 아쉬웠기 때문이다.
건축에 대한 이야기가 길게 나오는 부분은 읽기가 힘들어 속독하듯이 읽고 넘어가기도 했지만, 인물 감정선이나 줄거리만 따라가면서 읽어도 깊은 여운이 남았다.
다 읽고 나니 한 번 읽어서는 제대로 이해하고 즐길 수 없는 깊이를 가진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책을 더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잠잠해지면 다시 읽어볼 수 있도록 책장에 두고 매일 눈인사를 하고 있을만큼 사랑하게 된 작품을 만나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