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 대하여

겨울에 이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어쩌다보니 여름이 다와서야 마지막장까지 읽을 수 있었다.

어머니와 그녀의 딸, 딸의 연인 그리고 젠 이라는 4명의 여성들의 이야기가 어머니의 시선으로 채워져있다. 다른 소설과 달리 이 책은 어떤 큰 사건과 시련을 극복하는 내용이 아니라 위의 4명의 일상 자체를 담았다는게 새로웠다.

어머니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다보니 딸에 대한, 딸의 연인에 대한, 젠에 대한 어머니의 속마음이 그대로 드러났다.
어머니의 마음이 이해가 전혀 안되는 건 아니였다.   내가 어머니의 입장이라도 딸아이가 그 위험한 시위현장에서 다치고 상처받는다면 말리고싶고 남들과 같은 평범한 삶을 살길 바랄것이다. 하지만 그건 딸이 원하지 않는 삶이고 행복한 길이 아니라는것을 가장 가까운 가족인 자신이 외면하는것이 정말 안타까웠다.

어쩌면 ‘그애’의 아버지는 결국 이해하고 받아드린 둘의 사랑을, 이 책의 주인공인 어머니는 책을 덮을때까지 이해하지못한 이유는 이것이 아닐까 란 생각을 해본다. 누구보다도 남들을 위해 젊음을 바쳤던 젠이 쓸쓸하게 요양원에서 늙고 병들고 홀로 죽어가는 모습을 젠의 요양보호사인 자신이 가장 잘 알아서.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딸애가 저렇게 늙어갈까봐. 그래서 마지막까지도 다른 요양보호소로 보내진 젠을 찾아 자신의 집까지 데려왔던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