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창성이라는 원칙에 충실할 것.\"

모더니즘

새롭게 하라, 놀라게 하라, 그리고 자유롭게

원제 MODERNISM (The Lure of Heresy )

피터 게이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15년 8월 25일 | ISBN 978-89-374-8700-3

패키지 양장 · 변형판 145x215 · 816쪽 | 가격 35,000원

책소개

습관적인 감수성에 저항하라!

철저한 자기 탐구에서 시작하라!

 

21세기 위기의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것이 바로 모더니즘 정신, 즉 독창성이다. 문화사학자 피터 게이는 모더니즘의 특징을 ‘관습적인 감수성에 저항하려는 충동’과 ‘철저한 자기탐구’에서 비롯된 개성적 표현력이라고 설명한다.

보편적인 아름다움보다는 ‘상황의 아름다움’을 찾았던 보들레르, 남들과 다르게 그리기를 바랐던 모네, 나만의 상상력을 소중하게 여겼던 쇤베르크, 이 모든 추구는 결국 지금 내가 속한 ‘현재’에 대한 애정이자 독창성의 추구였다.

‘인습’에 마비된 정신을 해방시키려고 노력한 마티스, 익숙한 것을 불편하게 만들고자 했던 버나드 쇼, 진부한 기성 체제를 공격한 말라르메, 이 모든 노력은 결국 예술적 자유에 대한 열망이었다.

문화 정체, 경제 침체에 빠진 지금 우리가 창조적 혁신으로 새로운 역사를 쓴 예술가들에게서 배워야 할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새롭게 하라.”는 시인 에즈라 파운드의 원칙, “놀라게 하라.”는 천재 안무가 댜길레프의 요구인 것이다.

편집자 리뷰

★ 모더니즘이란 무엇인가?

제임스 조이스, 전통에 맹렬히 도전하여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 준 소설가.

엘리엇, 선배들의 작품을 맘껏 이용하여 독창성을 과시한 시인.

드뷔시, “나만의 감정과 생각의 자유”를 위해 전통적인 한계를 모두 뚫고 나갔던 작곡가.

‘미학적 주관주의’를 강조한 칸딘스키와 ‘현대적 정신’을 포착하려고 했던 몬드리안.

소설가와 시인, 화가와 작곡가, 건축가와 영화감독을 아우르는 모든 예술가들이 추구했던 정신의 핵심은 무엇인가? 모더니즘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독창성’과 ‘시대성’이다. 리오타르는 모더니즘을 새로움에 대한 강박증이라고 정의했는데, 피터 게이는 모더니즘을 ‘주관성의 극대화’로 정의한다. 즉 “새롭게 하라.”는 에즈라 파운드의 강령과 “놀라게 하라.”는 댜길레프의 요구는 ‘주관성의 극대화’를 겨냥한다. 그러나 주관성이 독창성으로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당대성’을 획득해야 한다.

모더니즘은 대략 1840년대 초부터 1960년대 초까지, 보들레르와 플로베르에서 베케트와 그 이후 팝아트를 비롯해 위험한 작품들까지를 아우르는 시대이다. 두 번의 세계대전을 견디었고, 전체주의의 혹독한 적개심을 이겨냈고, 조각에서든 소설에서든 몇 번이고 새로운 혁신적인 거장이 나타나 충격 받을 만한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으며, 거점을 파리에서 뉴욕으로 옮겼다.

모더니즘은 물질주의에 대한 반항과 속물 부르주아들의 가식에 대한 혐오에서 시작되었다. 그리하여 성의 해방, 솔직함, 자신만의 감정을 소중하게 여기는 정신과 연결된다. 따라서 모더니즘의 첫 번째 특징은 전통과 권위에 도전하고 뒤집기, 두 번째 특징은 나 자신만의 주관성으로 독창성을 이루는 것이다. 그리고 기법의 혁신과 심리적 탐구가 모더니즘의 요건이다. 피터 게이의 『모더니즘』은 특히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꽃피웠던 문화예술 분야의 혁신들이 바로 지금 우리 시대에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 익숙한 것, 상투적인 것에서 벗어나려면 철저한 자기탐구 필요

모더니스트들은 진보적이지 않은 것은 부르주아적이고 지루하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이들은 ‘부르주아적’이라는 말과 ‘지루하다’는 말을 동의어로 여겼다. 이들은 위험을 무릅쓰는 모험가였으며 미학적인 안전지대 밖에서 오히려 편안함을 느꼈다. “모든 모더니스트가 군말 없이 동의했던 유일한 신념은 이랬다. 경험해 보지 않은 것이 익숙한 것보다 낫고, 드문 것이 평범한 것보다, 실험적인 것이 상투적인 것보다 낫다.”

모더니스트들에게 확연히 눈에 띄는 차이점이 많기는 하지만 뚜렷한 공통점도 두 가지 있다. 하나는 이단의 유혹, 즉 관습적인 감수성에 저항하려는 충동이며, 또 하나는 철저한 자기탐구이다. (…) 1940년 마티스는 자신의 창조력에 대해 심각하게 회의했다. 동료 화가인 피에르 보나르에게 보낸 편지에 이렇게 썼다. “인습적 요소 때문에 굳어서 내 뜻대로 그릴 수 없어.” 마티스는 곧 이 불안감을 이겨 냈지만,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완전한 예술적 자율성, 오직 내부에서 나온 지향점에 대한 애착과 열망이다.

그리하여 시인들은 점잖은 주제를 벗어 던지며 일탈을 감행했고, 소설가들은 스토리 중심에 갇히지 않고 인물의 생각과 감정을 연구하기 시작했고, 화가들은 자연을 재현하는 데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의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풍경은 그 자체로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오직 나를 통해서, 나의 개인적인 시선, 내가 그 풍경에 부과하는 관념과 감정을 통해서 아름다운 것이다.” 모더니즘 최초의 영웅이었던 보들레르는 특히 상상력을 언어화하는 데 뛰어났다.

 

★ 고상한 예술가들이 말하지 않은 삶의 진실 폭로

1981년 런던에서 입센의 「유령」이 초연되었을 때, 비평가들은 “역겨운 표현”이니 “덮개 없는 하수구”니 “대중 앞에서 행해진 추잡한 짓”이라고들 매도했다. 하지만 입센의 작품은 그토록 추악하지 않았다. 모더니스트들이 이처럼 관객에게 충격을 주는 이유는 다른 데 있었다.

여기서 가장 인상 깊은 것은 이 선량한 시민들이 갑자기 억압된 삶의 진실에 맞닥뜨리자 걷잡을 수 없이 히스테리를 부리고 과장을 주체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간단히 말하면, 모더니스트들이 ‘고상한’ 예술가들이 말하지 않으려 했던, 아니 말할 수 없었던 중요한 내용을 자신들이 말한다는 믿음은 옳았다.

『굶주림』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크누트 함순은 다른 소설가들이 심리적 피상성을 극복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칸딘스키는 모든 화가가 존재의 신비한 본질을 포착하는 데 실패했다고 믿었기 때문에 캔버스에서 본질에 대한 암시를 점차 지워 나갔다. 스트린드베리는 당시 무대를 지배하고 있던 신중한 연극에 대한 비판으로서 「아버지」와 「율리에 아가씨」를 무대에 올려 “사랑과 증오의 팽팽한 공존, 욕망과 사디즘의 힘, 복수의 쾌락, 이성에 대한 정욕의 우월성” 같은 주제를 건드렸다. 즉 다른 작가들은 감히 드러내지 못하는 진실이었다. 엘리엇은 “1909년과 1910년 시가 젊은 시인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정체되어” 있다며 도발적인 시 『황무지』를 발표했다. 이러한 “모더니스트들은 방어가 삼엄한 문화의 요새를 공격”하기 위해 일탈을 감행해야 했다. 그래서 “과장했지만 진지했다.” 1905년 파리 살롱도톤 전에서 마티스의 작품을 본 평론가들은 그의 강렬하고 화려한 화폭에 대하여 “색의 광기”에서 기인한 “회화적 정신이상”이라고 매도했다. ‘야수파’라는 꼬리표는 당시 매우 적대적인 별칭이었던 것이다. 클레의 유희적 작품에 대해서는 일곱 살 난 아이도 그런 황칠은 할 수 있다는 평가였다.

새로운 것을 추구하려는 시도는 이렇게 험난한 여정이었다. 하지만 내면적 삶을 탐구한 모더니스트들은 진실했고, 그들의 진정성은 그들 작품이 문화적 혁신의 아이콘으로서 예술사에 영원히 살아남도록 했다. 이처럼 시대에 역행하면서까지 진실에 다가가려는 의지, 그렇게 시대의 요청에 가장 충실함으로써 역설적으로 가장 독창적일 수 있는 힘, 그것이 바로 지금 문화 정체에 빠진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혁신인 것이다.

목차

갈등, 인간과 모든 역사의 본질

 

1 모더니즘이란 무엇인가

“나를 놀라게 하라!”

“새롭게 하라!”

모더니즘에 대한 오해

모더니즘의 조건들

 

1부 창시자

2 아웃사이더

현대의 영웅주의

예술가를 위한 예술

 

3 비타협주의자와 흥행주

1900년

새로운 시각

교육자로 부상한 문화 중개인

 

2부 클래식

4 회화와 조각: 광기와 의외성

따분할 새가 없던 시절

자기 몰입: 내면의 표현

신비적 모더니즘

무정부주의자와 권위주의자

피카소: 원맨 밴드

L. H. O. O. Q.

안티 미메시스

 

5 산문과 시: 마음의 단절

새로운 소설

에드워드 시대에 도전하기

네 명의 현대 거장

카프카

시인 중의 시인

 

6 음악과 무용: 소리의 해방

전주곡

선두주자들: 드뷔시와 말러

아르놀트 쇤베르크

이고르 스트라빈스키

작은 거인들

발란신 시대

 

7 건축과 디자인: 기계, 인간 생활의 새로운 요인

“건축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집은 거주를 위한 기계다.”

“훌륭한 비례와 실용적 단순성”

“히틀러는 최고의 친구”

“아름다움은 우리를 기다린다”

 

8 연극과 영화: 인간적 요소

“우리는 이 시대의 정신에 몰두한다”

“똥 덩어리!”

자전적 작가들

새로운 인간

온전히 현대적인 유일한 예술

 

3부 결말

9 괴짜와 야만인

안티모던 모더니스트와 야만인

이신(異神)을 찾아서: T. S. 엘리엇

지방의 천재: 찰스 아이브스

북유럽의 심리학자 크누트 함순

히틀러의 독일

스탈린의 소비에트연방

무솔리니의 이탈리아

 

10 모더니즘의 미래

모더니즘은 죽었는가?

과거 청산

독창성의 시대

아방가르드의 성공

생존 신호들

코다: 빌바오의 프랭크 게리

작가 소개

피터 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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