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을 쫓는 사람

미하엘 크뤼거 | 옮김 조원규 | 그림 크빈트 부흐홀츠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02년 2월 4일 | ISBN 978-89-374-2484-7 [절판]

패키지 양장 · 변형판 158x240 · 132쪽 | 가격 10,000원

분야 논픽션

책소개

▶ 책을 모티브로 한 『책그림책』과 물을 소재로 한 『호수와 바다 이야기』에 이어 이번엔 <하늘의 책>이 만들어졌다. 하늘에 대해 글을 써보라기에 나는 그저 기쁠 따름으로 그의 초대에 응했다. – 미하엘 크뤼거▶ 저명한 작가 46명과 함께 그림책을 선보였던 크빈트 부흐홀츠의 『책그림책』, 『호수와 바다 이야기』에 이어 이번에는 해와 달과 별들, 하늘의 이야기를 그림으로 담아낸 책이 출간되었다. 이미지만으로도 충만한 부흐홀츠의 무언의 세계에 독일의 출판인이자 시인, 『목장의 양들과 도서계에 관한 그 밖의 풍자들』의 작가인 미하엘 크뤼거의 시가 덧붙여졌다.

편집자 리뷰

책을 모티브로 한 『책그림책』과 물을 소재로 한 『호수와 바다 이야기』에 이어 이번엔 <하늘의 책>이 만들어졌다. 하늘에 대해 글을 써보라기에 나는 그저 기쁠 따름으로 그의 초대에 응했다. – 미하엘 크뤼거 달빛에 젖은 부흐홀츠의 그림들은 자연과 인간이 품은 가장 깊고 아름다운 비밀을 이야기한다. 그 그림들에 서린 그리움과 갈망을 미하엘 크뤼거만큼 무심한 듯 웅숭깊은 시로 잘 잡아 올리는 이는 없을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가 접하게 되는 것은 순식간에 달에 가 닿는 일의 놀라움이고, 또한 물기 하나 없이 우산 속에 섰기만 한 희망의 진면목이며, 아직 볕의 온기가 남은 교회 계단에 앉아 달빛 바라기를 하는 느낌이다. – 조원규(시인) <별을 헤는 자, 달빛에 젖은 그가 하늘에서 시선을 거둘 때는 오로지 흰 도화지를 응시하며 천공의 그림들을 탄생시킬 때뿐이다>라고 시작되는 크뤼거의 서문에서 보듯 부흐홀츠의 <침묵하는 풍경들>은 서정적이고 신비로운 자연을 대상으로 삼고 있다. 부흐홀츠는 우리가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아름다움과 위안의 기능을 고요하면서도 낯선 터치로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그의 그림이 일견 낯설다는 말은 그가 그리는 대상이 자연적인 대상으로서의 달빛과 하늘이지만 그의 붓길을 통해 다시 태어난 달빛과 하늘은 우리가 늘 바라보던 그것이 아니며 약간 생뚱스럽기까지 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낯선 느낌의 끝에는 반드시 쓸쓸하고도 외로운 여운이 묻어난다. 왜냐하면 낯설다는 것은 둘이 아니며 그런 만큼 <독창적>이라는 표현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동시에 그런 여러 복잡다단한 느낌을 넘어서 우리의 눈길을 비끄러매는 미묘한 힘을 받게 되는데 그 힘이란 설명하자면 <시선을 의식의 본질로 향하게 하>고 <보는 자는 없으며, 볼 것도 없는 시적 상태를 가능하게 하는 비밀스러운 힘>이라 할 수 있다. 앞서 출간된 책들보다 부흐홀츠의 그림에 더욱 긴밀히 연결된 크뤼거의 시 또한 한층 더 매혹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어두워져 오는 하늘, 호수와 하늘에 여리게 빛나는 팝콘 같은 별빛과 그 한가운데 여유 있게 떠 있는 작은 보트, 그 안에 짙은 명암으로 처리된 세 사람의 인물(그림 14쪽)이 보는 이로 하여금 무수히 많은 이야기를 일깨워 형용할 수 없는 힘을 뿜는다면 그에 덧붙여진 크뤼거의 짧은 시구 <우리는 밤에 배를 타고 호수로 나아가 / 하늘더러 시 한 수 지어보라고 한다>는 구절은 그림이 주는 여러 가지 기운을 하나로 모아주는 역할을 한다. 그렇다고 해서 크뤼거의 시가 부흐홀츠의 그림에 대해 해설적인가 하면 그렇지는 않다. 부흐홀츠의 신비롭고 아름다운 그림을 독자들에게 해석하려고 했다면 그림을 보는 감흥은 없어졌을 것이다. 오히려 크뤼거는 자신의 시에도 적절한 긴장을 유지하면서 <텍스트와 그림을 독립적으로 읽히게끔> 조력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그럼으로써 우리가 무수히 달빛 혹은 하늘이라고 부르지만 <실로 말할 수 없이 섬세한 \’저편\’ 혹은 \’자연\’의 존재를 일깨우고> 대상화된 자연의 외피를 탈각(脫殼)하여 애초에 자연이 가지고 있었던 원시적인 힘을 부여한다. 어디 한번 넋을 잃어보라고, 황홀한 모습을 드러내기도 하는(72쪽) 자연은 때로는 낯선 달빛으로 속삭여오기도 하고(36쪽) 우리가 모래밭에 쓴 글자들을 지워버리기도 한다(41쪽). 또 달은 네게로 굴러가는 사랑의 메신저가 되기도 하고(63쪽) 아이에게 보여주고픈 보물 같은 하늘의 유희이기도 하다(29쪽). 부흐홀츠의 그림을 읽는 데에는 어떠한 규칙도 없으며 어떤 해석을 붙이든 그것이 부흐홀츠의 그림을 정확히 재현해 내지도 못할 것이다. 마르틴 발저가 이야기했듯 <규칙은 다양할 것이고 보는 사람이 규칙마저 만들어내도 좋을> 것이다. 이 책이 그렇게 만들어졌듯. 그림이 가지고 있는 내밀한 이야기를 더 듣고 싶은 사람은 텍스트를 가리고 직접 글을 써볼 일이다. 그러면 독자들은 <부흐홀츠만의 풍경이 아닌, 작가의 사색이 아닌, 저마다의 내면에 깃든 풍경>을 가지게 될 것이다.

작가 소개

미하엘 크뤼거

1943년 작센의 비트겐도르프에서 태어났다. 독일의 문학 출판사 한저의 주간으로 있으며 잡지 <<악젠테>>의 발행인으로 활동중이다.
주로 글쓰기에 대해서, 사랑과 우정에 대한 이야기를 주제로 삼아 모험적인 문학의 삶에서 건져올린 소담들을 경쾌하고 재미있게 꾸며낸다. 그러면서도 크뤼거는 그 이면에 감춰둔 블랙 유머와 아이러니, 풍자 등을 통해 글쓰기의 현실적 조건을 예리하게 파헤치기도 한다. 이와 같은 서술 방식은 출판인으로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쓴『성공적인 작가의 삶에 대한 이야기』(1998), 『목장의 양들과 도서계에 관한 그 밖의 풍자들』(2000)에서도 관철되고 있다. 그 밖에도 시집, 노벨레, 장편소설 등 장르에 구분 없이 왕성한 창작 활동을 하고 있다.

조원규 옮김

1963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강대학교 독문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에서 독문학과 철학을 전공했다. 1985년 《문학사상》에 시를 발표하며 등단했고 시집으로 『아담, 다른 얼굴』, 『이상한 바다』, 『기둥만의 다리 위에서』, 『그리고 또 무엇을 할까』등이 있다. 옮긴 책으로는 『호수와 바다 이야기』, 『몸, 숭배와 광기』, 『새로운 소박함에 관하여』 등이 있다. 현재 창작과 아울러 대학 강사와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크빈트 부흐홀츠 그림

1957년 독일 슈톨베르크에서 태어나 뮌헨의 오토브룬에 살고 있다. 시적이고 상상력에 가득 찬 책의 표지 그림을 그렸다. 예술사를 공부한 다음 1982~1986년까지 뮌헨 조형예술대학 아카데미에서 그래픽과 그림을 전공했다. 1988년 이후 많은 책들의 삽화를 그렸고 많은 상을 받으면서 두각을 드러냈다. 푸이미니의 <마티와 할아버지>(1994), 엘케 하이덴라이히의 <네로 코를레오네>(1995)의 삽화를 그렸고 최근에 그림책 <순간의 수집가>(1997)로 라가치 상을 받았다.

독자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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