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에서 런치를

원제 浮世でランチ

야마자키 나오코라 | 옮김 서혜영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09년 8월 24일 | ISBN 978-89-374-8277-9

패키지 양장 · 46판 128x188mm · 200쪽 | 가격 10,000원

책소개

요시모토 바나나, 에쿠니 가오리, 야마다 에이미 등 오랫동안 여성 작가들이 많은 사랑을 받아 온 일본 문단에 또 한 명의 인상적인 신인 작가가 등장했다. 2004년 스무 살 나이 차를 지닌 연인의 이야기를 파격적인 줄거리와 감성적인 문체로 그려 낸 『타인의 섹스를 비웃지 마라』로 등장한 야마자키 나오코라가 그 주인공이다. 야마자키는 이 데뷔작으로 신인 작가의 대표적인 등용문인 제41회 문예상을 수상하고 그해 아쿠타가와 상 후보에까지 오르며 문단과 대중 양쪽에 선명한 인상을 각인시켰다. 특히 2008년 『가츠라 미용실 별실』, 2009년 「손」으로 세 번이나 아쿠타가와 상 후보에 오르면서, 일본 문단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로 인정받았다. 뛰어난 심리 묘사와 독특한 형식, 평범한 인물들에 대한 집중 등으로 문단뿐 아니라 독자들도 그의 젊은 감수성에 열광하고 있다.
『지상에서 런치를』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동세대 젊은이들의 감수성을 담담하고도 신선한 터치로 표현했다는 호평을 받은 두 번째 장편소설. 데뷔 후 꾸준히 집필활동을 이어가며 자신만의 색깔을 만들어 나가고 있는 그녀의 이후 행보를 기대하게 하는 작품이다.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거나 특별한 주장을 하는 소설이 아니라 새로운 감각을 제시하고 싶었다.”라는 작가의 말대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세대가 겪는 작지만 중요한 문제들을 새로운 시선으로 그려 내고 있다.

편집자 리뷰

스물다섯, 내가 가진 카드는 제로다


이제 누구와도 만나지 않는다. 원고 읽기도 없음. 고양이와의 밀월도 끝. 프로그램의 헤더 번호도 잊는다. 팩스도 보내지 않는다. 내가 팩스 수신용으로 만든 포스트도 폐기. 경비 아저씨와도 안 만난다.있는 건 태국행 비행기 표뿐. 앞으로의 인생에 대해 스물다섯 살의 내가 들고 있는 카드는 제로인 셈이다._본문에서

사람들과 어울리기 꺼려하는 마이페이스 성격의 스물다섯 살 회사원 마루야마 기미에. 공허한 단순업무와 피상적인 인간관계로 가득 찬 직장 생활을 그만두고 태국과 말레이시아, 미얀마 등 동남아시아를 여행할 계획을 세운다. 항상 공원에서 혼자 점심을 먹던 그녀는 회사를 그만두기 며칠 전 유일하게 호감을 갖고 있던 남자 동료 미카미 씨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점심식사를 함께하고, 여행 중 그에게 엽서와 메일을 보내 자신의 근황을 알리면서 조금씩 마음을 열어 간다.
소설은 여행 중인 기미에의 현재와 중학교 시절의 이야기가 번갈아 서술되는 형식으로 이어진다. 어릴 때부터 다소 비딱하고 사회성이 부족한 성격이었던 주인공이 느끼는 학교와 사회에 대한 불만, 미래에 대한 동경과 불안, 친구 사이의 질투와 미묘한 감정싸움, 종교적인 호기심 등이 여러 높이의 시선으로 솔직담백하게 묘사된다. 그리고 마지막 여행지인 미얀마에서의 생각지 못한 우연한 만남으로 인해, 오랫동안 저도 모르게 응어리져 있던 옛 기억을 풀고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는 전기를 맞는다.
‘어디에도 이상향이 없고, 이상적인 친구도 없다.’20대의 사춘기, 아프지 않은 성장의 이야기

회사는 그만둘 수 있지만 이 세계 밖으로 나갈 수는 없다. 세상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투성이라도 여기서 먹고살아야 한다. 어리석은 여자 취급을 당하면 토할 것 같다. 하지만 결국 사람들과 소통을 하고, 차차 그들을 좋아하게 되겠지. 고민하면서 내 생각을 전달하겠지._본문에서

『지상에서 런치를』은 아이도 아니고 어른도 아닌 이십 대 중반이라는 애매한 시기에 다시 한 번 겪게 되는 성장통의 이야기이다. 팍팍하고 건조한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 탈출을 시도한 주인공의 마음 깊은 곳에 가라앉아 있던 갈 곳 없는 막연한 감정들은 뜨거운 이국의 풍경을 스쳐 지나는 사이 조금씩 결실을 맺는다. 좋아하는 사람 말고는 친구로 지내기 싫어서 몇몇 아이들하고만 어울리고 회사 사람과 점심을 먹기 싫어서 공원 벤치에 앉아 들고양이와 함께 도시락을 여는 등의 본질적인 부분은 나이를 먹어도 여전히 간직하고 있지만, 세상에 대처하는 방법은 확실히 어린 시절과 달라져 있는 것이다. 새로운 사람을 경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마음을 허락하고 기대고 싶어 하고, 학교와 회사라는 폐쇄적인 공간이 맺어준 얄팍한 인간관계 안에서도 나름의 의미를 찾으려 노력한다. 알게 모르게 사회라는 곳에서 타협이 아닌 화해의 기술을 배우는, 겉으로는 쿨하지만 속은 여리고 상처 입기 쉬운 이들에게 보내는 공감의 메시지다.

작가 소개

야마자키 나오코라

1978년 일본 후쿠오카 출생. 고쿠가쿠인 대학 문학부 일본문학과를 졸업했다. 2004년  『타인의 섹스를 비웃지 마라』로 제41회 문예상을 수상하며 데뷔, 『타인의 섹스를 비웃지 마라』, 『가발 미용실 2호점』, 『손』으로 세 번이나 아쿠타가와 상 후보에 올랐다. 예리한 심리 묘사와 간결하고 개성적인 문체로 주목받고 있는 젊은 작가 중 한 명이다. 특히 『가발 미용실 2호점』은 관계에서 비롯되는 미묘한 감정의 결을 섬세하게 그려 낸 작품이다. 그 외의 작품으로 『지상에서 런치를』, 『여기에 사라지지 않는 대화가 있다』, 『논리와 이성은 상반되지 않는다』, 『긴 마지막이 시작되다』, 『남자와 점과 선』 등이 있다.

서혜영 옮김

서강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한양대 일어일문학과 박사과정을 마쳤다. 현재 전문 일한 번역 · 통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소리나는 모래 위를 걷는 개』,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레몬일 때』, 『쉬 러브스 유』, 『하드보일드 에그』, 『오로로 콩밭에서 붙잡아서』, 『도쿄밴드왜건』 등이 있다.

독자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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