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의 『리어 왕』에 바치는 오마주 천 에이커의 장대한 땅을 둘러싸고 펼쳐지는 가족 간의 사랑과 증오, 배반과 욕망의 이야기

천 에이커의 땅에서2

원제 A Thousand Acres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08년 11월 28일 | ISBN 978-89-374-8233-5

패키지 반양장 · 변형판 14x21 · 244쪽 | 가격 11,000원

책소개

천 에이커(약 122만 평)의 장대한 땅을 둘러싸고 펼쳐지는 가족 간의 사랑과 증오, 배반과 욕망을 그려낸 『천 에이커의 땅에서』(1ㆍ2)가 양윤희의 번역으로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이 작품은 셰익스피어의 『리어 왕』의 플롯을 따라 아버지가 세 딸에게 땅을 나눠 주는 것에서부터 이야기를 풀어나가 그에 맞먹는 비극으로 완성시킴으로써 ‘현대판 리어 왕’으로 불린다. 1992년에 퓰리처 상과 전미 도서상을 수상했고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끊임없는 물욕과 윤리의 상실이 가져오는 파국은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작품은 ‘오프라 윈프리 쇼’를 뜨거운 논쟁으로 달구었던 화제의 영화, 미셸 파이퍼, 제시카 랭 주연의 「천 에이커」의 원작소설이기도 하다.

편집자 리뷰

• 리어 왕, ‘천 에이커의 땅에서’ 부활하다
 
제인 스마일리는 가족 소설을 중심으로 인간 내면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통찰을 보여 주는 작품을 꾸준히 발표해 왔다. 작가의 일곱 번째 작품인 『천 에이커의 땅에서』는 작가의 대표작으로, 퓰리처 상과 전미 도서상을 받았다. 작가는 한 인터뷰에서 “이 소설은 전적으로 내 의식 속에 잠재한 『리어 왕』의 이미지로부터 탄생했다.”라고 밝힌 바 있다. 그래서 평론가들도 자연스레 이 작품을 『리어 왕』와 비교하면서 “이 책에는 셰익스피어의 비극에서 보이는, 있는 그대로의 무자비함이 고스란히 들어 있다.”(《워싱턴 포스트 북월드》), “셰익스피어에 버금가는 심오한 깊이가 있는 빨려 들어갈 듯한 작품이다.”(《시카고 선 타임스》), “작중 인물에서든 인상적인 구성에서든 한 치의 오점 없이 완벽한 강렬한 비극.”(《커커스 리뷰》)이라고 격찬했다.
 
소설은 천 에이커 땅의 주인이자 세 딸의 아버지인 래리 쿡이 상속세를 내지 않으려고 생전에 딸들에게 땅을 상속하려는 의지를 밝히는데, 셋째 딸 캐롤라인이 아버지의 뜻을 거역하는 데서 시작한다. 막강한 권력으로 자식들 위에서 군림해 왔던 고집불통 래리 쿡은 가장 아끼던 막내딸이 자신의 뜻을 거슬렀다는 것에 격분하여, 나머지 두 딸에게 땅을 모두 나눠준다. 이것은 리어 왕이 세 딸들 중 사실은 가장 진실한 막내를 추방하고 영악한 두 딸들에게만 왕토를 세습하려는 것과 유사한 플롯이다.
나중에 두 딸에게 땅을 물려준 것을 후회한 래리 쿡은 막내딸과 힘을 합쳐 두 딸들에게 증여한 땅을 상대로 소송을 시작하지만 결국 딸들에게 패배하고 치매로 죽을 뿐만 아니라, 그 와중에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상처받고 천 에이커에 달하는 땅도 사라진다. 이 설정 역시 리어 왕을 구하기 위해 언니들과 전쟁을 벌이지만 막내딸은 병사에게 교살당하고 리어 왕은 절명하고 마는 것과 플롯이 꼭 빼닮았다. 하지만 작가는 『리어 왕』을 패러디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 인간의 끊임없는 욕망과 그로 인한 파멸의 과정
 
『천 에이커의 땅에서』는 『리어 왕』처럼 아버지가 아니라 첫째 딸 지니의 관점에서 바라봄으로써, 자신이 플롯을 따온 『리어 왕』을 넘어서 남성 중심주의적 가부장주의의 시각을 뒤엎었다.
아버지 래리 쿡은 농부로서 성공적인 삶을 살았다고 자신하며 모든 것을 아집과 독선으로 일관해 왔다. 그는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농약을 남발함으로써 자연을 파괴하고, 자신의 욕망을 위해 심지어 딸들까지 범하는 등 도덕과 윤리를 내팽개친다.
그런가 하면 지니는 남편 타이에게서 폭행을 당하기도 하고, 제럴드가(家)의 장남 제스는 유기농법이라는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지니와 로즈, 두 자매를 이용하여 두 자매 사이를 갈라놓을 뿐만 아니라, 래리 쿡과 마찬가지로 그녀 둘을 범하는 근친상간을 범한다.
지니의 동생 로즈는 언니의 애인 제스를 빼앗기도 하고, 지니는 그런 동생을 살해하리라 마음먹고 독당근을 넣은 소시지를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일련의 과정 속에서 결국 래리는 치매에 걸려 결국 죽게 되고, 지니는 타이와 별거하며, 로즈의 남편은 죽고, 캐롤라인은 가족에게 알리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결혼하는 등 집안은 해체되어 버린다. 더욱이 작품 말미에서 가족 간의 재산 싸움과 무리한 확장 경영의 여파로 천 에이커의 땅과 농장은 흔적도 없이 남의 손으로 넘어가게 된다.
이렇듯 작가는 미국 중서부의 평범한 한 농가에 빗대어, 끊임없는 영토 확장의 욕구를 채우려는 남성의 가부장적 이데올로기에 의해 여성과 자연이 어떻게 파괴되어 가는지를, 그리고 인간의 끊임없는 욕망과 배반의 끝이 얼마나 허망하고, 어떤 파멸로 치닫게 되는지를 드라마틱하게 그리고 있다. 특히 자신의 이기적인 욕망을 좇는 온갖 유형의 타락한 인간들이 가족이라는 단위로 엮여 있기 때문에, 그리고 이러한 일이 현실 어느 곳에서든 일어날 법한 일이기에 독자에게 더 절절하게 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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