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음사 도서목록 | 보도자료 게시판 프린트 | 읽기도구 닫기

불복종


첨부파일


서지 정보

원제 DISOBEDIENCE

나오미 앨더만 | 옮김 박소현

출판사: 민음사

발행일: 2018년 12월 21일

ISBN: 978-89-374-3915-5

패키지: 반양장 · 변형판 135x202 · 416쪽

가격: 15,800원

분야 외국 문학, 외국문학 단행본


책소개

오늘날 영국 문단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 나오미 앨더만
억압적인 종교와 숨 막히는 전통에 의해 금지당한
두 여성의 사랑과 욕망을 그린 불꽃같은 데뷔작

나의 아버지가 죽었다,
나는 다시 ‘그곳’으로 돌아가야 한다,
나를 부정하고 파괴하는 세계로……

가끔 나는 하나님이 날 벌주시는 거라고 생각해. 우리가 같이했던 것 때문에. 가끔 나는 내게 주어진 삶이, 내 욕망 때문에 받는 벌이라고 생각해. 그리고 내 욕망이라는 것 자체도, 결국엔 처벌인 거지. 하지만 내 생각은 이래. 만약 하나님이 날 벌주시고 싶다면 그러시라고 해, 그게 그분의 권리니까. 하지만 거기 불복종하는 것도 내 권리야. -본문에서

★★★레이첼 맥아담스·레이첼 와이즈 주연, 세바스찬 렐리오 감독, 화제의 영화 「디서비디언스」 원작 소설★★★

“예리하고 흥미로우며 가슴을 후벼 파는 작품.” -힐러리 맨틀(소설가, 맨부커 상 수상자)
“『불복종』은 작가의 첫 작품이라 하기엔 이례적으로 훌륭한 소설이다.” -《파이낸셜 타임스》
“대단한 작품이다. 풍성하고 신선하며 매혹적이다.” -《선데이 타임스》
“재미있고, 섬세하며 통찰력 넘치는 작품.” -《가디언》
“인간의 성정체성, 사랑의 모든 형태를 절묘하게 묘파해 냈다.” -《스코츠먼》
“『불복종』은 유대인 사회에 속한 인물들의 면면을, 애정과 역설, 강한 신념을 가지고 정확히 그려 냈다.” -《데일리 메일》
“나오미 앨더만은 놀라운 재치를 지녔다.” -《옵서버》


목차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감사의 말
작가와의 인터뷰
어느 금요일 만찬


편집자 리뷰

“우리 시대의 중요한 작가 중 한 사람!”(《선데이 타임스》)
대담하고 재치 가득한 나오미 앨더만의 충격적 데뷔작

오늘날 영국뿐 아니라, 영미 문학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로 손꼽히는 나오미 앨더만의 놀라운 데뷔작 『불복종(DISOBEDIENCE)』이 민음사에서 출간됐다. 저자 앨더만은 2006년 이 책, 『불복종』을 출간하며 일찍이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같은 해 오렌지 상 신인 작가상을 수상하며 각종 언론의 찬사와 함께 ‘미래를 선도할 작가’로서 자리매김하였다. 뒤이어 “21세기 『다시 찾은 브라이즈헤드』”라 평가받은 『수업』, 종말과 구원의 문제를 다룬 『거짓말쟁이의 복음』을 펴내며 자신의 역량과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마침내 2017년, 영미 문학계를 석권한 베스트셀러 『파워』(2019년 민음사 출간 예정)를 출간하며 평단과 독자로부터 큰 호응을 이끌어 냈으며, 명성 높은 베일리스 여성 문학상을 수상하기에 이른다.
그런데 나오미 앨더만은 제법 독특한 이력의 작가다. 그의 작품이, 전형적인 순문학 전통에서 다소 벗어나 있는 듯 보이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고압적인 영국 유대인 사회에서 태어나고 자란 성장 배경은 물론, 게임 시나리오 작가이자 고전과 서브컬처를 넘나드는 광범위한 관심사, 라디오 과학 프로그램을 직접 진행할 만큼 해박한 지식은 모두 그가 쓴 작품의 밑거름이 되었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여성과 성 소수자, 주류 사회로부터 배제당한 이들에 대한 세심한 사려는, 기존 문학에서 쉬이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개성과 풍부한 깊이를 더한다. 문체 면에서도 대중 매체와 인터넷 시대의 레퍼런스(reference)를 충분히 끌어안으며 재치와 동시대성을 확보하고자 고심한 흔적이 엿보이며, 바로 이러한 점 때문에 끊임없이 영화화(『불복종』), 드라마화(『파워』) 러브콜을 받고 있다. 최근 힐러리 맨틀,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조이스 캐럴 오츠 등을 관리하는 포스에스테이트 출판사로부터 장편 및 단편을 포함, 네 권에 상당하는 출판 계약을 제안받았으며, 앞으로 어떤 참신하고 획기적인 문학 세계를 펼쳐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불복종』 집필과 관련한 「작가와의 인터뷰」 수록)

“불순종하고 반항하는 딸이여!”
신이 창조하고 신이 금지한 사랑…… 우리의 불복종할 권리를 위하여

‘너는 어때, 로닛? 결혼은 했니?’
그녀는 이미 답을 알면서도 그렇게 말했다.
나는 그녀를 돌아보며 말했다. ‘아니, 아니. 난 안 했어.’
세 여자들이 그 사실을 받아들이느라 잠깐의 침묵이 흘렀다. 네카마 토바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 나는 때를 놓치고 말았다고, 늦어도 너무 늦어 버렸다고, 그런 생각들이 이 여자들의 눈동자에 숨김없이 떠올랐다. 단순히 내가 절대로 결혼을 하지 않으리라는 문제가 아니었다. 그렇게 결혼을 하지 않음으로써 나는 결코 온전한 어른이 되지 못할 것이다. 이를테면 나 자신의 성장을 이루지도 못할 것이며, 포도밭에서 나이만 들어가는 포도처럼 남아, 수확되지도 못한 채 말라비틀어진다는 뜻이다. 이들 사회에서 결혼이란 그저 종교적인 행위 또는 법적인 구속에 그치는 것이 아니며, 그냥 누군가를 좋아해서 그 상대와 함께 있고 싶으니까 하는 것도 아니다. 이른바 유년기에서 성년으로 진입하는 통과 의례인 것이었다. 이 절차를 밟지 않은 사람들은 어엿한 성인으로 성장하지 못했다고 간주된다. 그러니까 내가 결혼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은, 내가 온전한 인간 존재가 된 적이 없다고 말하는 것과 다름없는 의미인 것이다. -본문에서

매달, 여자가 피를 흘릴 때마다 남편에게 가는 일은 금지된다. 그들은 부부 관계를 가져서는 안 되며, 서로 만져서도 안 되고, 심지어 같은 침대에서 자는 것도 불가능하다. 그리고 그녀의 혈류가 멈추고 나면, 아내는 토라에 적혀 있듯이 이레 동안 정화 기간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그 정화 기간의 마지막 날에, 그녀는 미크바를 찾아서 빗물 또는 강물 또는 바닷물과 같은 자연수 안에 완전히 잠겼다 나와야 한다. 그리고 그렇게 자신을 온전히 담그고 난 뒤에야, 그녀는 남편의 침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 -본문에서

‘저녁엔 안 되지.’ 그녀가 말했다. ‘안식일이라서. 오늘 밤이 안식일이
잖아. 아니면 혹시……, 너는 이제……, 안 지키나?’
나는 그래, 난 이제 그런 거 안 지킨다고 말할 수도 있었으리라. 안식일이라니, 무슨 말도 안 되는, 신이 널 괴롭히도록 내맡기는 그 얼마나 이상한 관습인지. 일주일에 한 번씩 네가 할 수 있는 행동들을 가장 졸렬한 가능성의 영역 안에 머물도록 제한한다는 게 얼마나 괴상한지 지적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본문에서

영국 런던, 촌각을 다투며 빠르게 변화하는 대도시 속에, 마치 시간의 흐름이 멈춰 버린 듯 전혀 다른 얼굴을 하고 있는 작은 마을, 헨던. 오래전부터 보수적인 유대인들이 모여 살며 자기들만의 종교와 전통을, 침묵 속에 고수해 온 지역이다. 모두 평범한 현대 영국인들처럼 보이지만, 조금만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곳 사람들은 엄격한 유대교 율법에 따라 코셔 음식만을 먹고, 안식일을 준수하며, 일상생활의 일거수일투족을 고대 유대인들처럼 깐깐하게 단속한다. 바로 이 헨던의 정신적 지주이자 명망 높은 지도자 라브 크루슈카가 오랜 투병 끝에 결국 죽음을 맞이한다. 지난한 세월을 견디며 오래도록 이어져 온 자신들의 전통을 계속 지켜 내고자 하는 사람들과 그들의 잇속이 맞물리며, ‘작은 세계’ 헨던의 상황은 충격과 혼란에 집어삼켜져 거침없이 굴러간다.

로닛의 아버지, 라브 크루슈카가 그의 좌석 곁에 모로 쓰러져 있는 모습이 회중 전체의 눈에 들어왔다. (……) 그리고 에스티가 남자들의 좌석으로 향하는 계단을 마구 달려 내려가던 바로 그때, 마음속에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충격적인 동시에 행복해지는 생각, 그걸 떠올렸다는 사실만으로도 곧장 부끄러워지는 생각이었다. 경주하듯 계단을 뛰어 내려가는 발걸음의 급한 박자가, 그녀의 마음속에 반복해서 떠오르는 그 생각의 고동을 메아리치듯 울렸다. 일이 이렇게 된다면, 그러면 로닛이 집으로 돌아오게 될 거야. 로닛이 돌아오는 거야. -본문에서

어쨌든, 그렇게 해서 일어나게 된 일이다. 그날 우리는 수국 덤불 뒤쪽에 앉아 있었다. 에스티는 무릎을 세워 가슴 쪽으로 바싹 잡아당긴 채, 나는 땅에 내 등을 대고 팔다리를 대자로 뻗은 채 우리 위로 덮인 잎사귀 지붕을 바라보며 더위에 허덕이고 있었다. 우리 셔츠 소매를 팔꿈치 위까지 걷어 올리고, 타이츠는 벗은 채, 치마도 훌렁 뒤쪽으로 들춘 상태였다. 그렇게 거침없이 드러낸 맨살. 만약 우리가 학교에서 그런 식으로 옷을 입었다면 단정하지 못한 품행으로 벌을 받았을 것이다. 에스티는 자기 무릎에 난 미소 짓는 상처를 자세히 관찰하기 위해 고개를 푹 숙였다.
내 손바닥에는 반 페니 동전 정도의 크기로 난 작은 딱지가 있었다. 나는 손의 갈색 딱지를 살짝 벗겨 내고 빨간 구슬 같은 핏방울이 표면에 맺히는 광경을 만족스럽게 바라봤다.
나는 말했다. ‘우리 피로 맺은 자매가 되어야겠어.’
그 애는 날 쳐다봤다.
‘기억나, 지리 시간에? 우리 피를 같이 섞으면, 우리는 영원히 자매가 되는 거야.’
그녀는 무릎을 자기 가슴에 더욱 찰싹 붙이면서 불편한 기색으로 자세를 바꿨다.
‘아플까?’
‘약간만 아프겠지. 네 상처를 다시 열어야 되니까. 봐, 지금 내 손에 피가 나잖아. 그걸 네 피랑 같이 섞는 거야. 빨리.’ -본문에서

그때, 한 가지 변수가 고개를 든다. 바로 라브 크루슈카의 외동딸 로닛 크루슈카, 모종의 ‘사건’으로 지긋지긋한 헨던을 박차고 뛰쳐나와, 온갖 욕망과 가능성으로 꿈틀대는 뉴욕에 정주해 버린 ‘불순종하는 딸’ 로닛이 새삼 등장하게 된 것이다. 한편 라브 크루슈카의 후계자로 자라 온, 로닛의 사촌이자 오랜 친구인 도비드의 연락으로 지난 수년 동안 잊고 지내온 아버지의 죽음과 대면하게 된 로닛은 또 다른 존재, 즉 자신의 단짝이자 연인이었던 에스티와의 재회를 예감하며 격한 감정의 동요를 느낀다. 로닛과 에스티 그리고 도비드는, 그들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요동치는 헨던 사회와 그곳 사람들의 영혼을 잠식해 버린 종교와 전통의 굴레 속에서 저마다 자신의 욕망과 사랑으로 엇갈린 운명에 가로놓이고, 끊임없이 강요받는 순종의 요구와 불복종을 향한 분투 사이에서 번민하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그들 스스로 돌파구를 찾아 나서기에 이르는데……

인간이라는 건 무엇입니까? 그것은 불복종할 힘을 가진 존재입니다. 주님의 입을 통해 만들어진 모든 피조물 중에 서 인류만이 유일하게 자유 의지를 갖고 있습니다. 우리는 천사들처럼 전능하신 하나님의 순수한 목소리를 직접 듣는 존재들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맹목적인 욕구에만 지배당하는 짐승들도 아닙니다. 독특하게도 우리는 하나님의 명령에 귀 기울이고, 그것을 이해할 수 있으면서도, 한편 불복종하기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바로 이것이, 그리고 오직 이것만이 우리의 불복종에 가치를 더해 줍니다.
이것이 인류의 영광이요, 또한 비극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당신의 얼굴이 드러나지 않도록 가리셨기에, 우리는 그분의 빛 일부를 볼 수 있을지 모르나 전체는 볼 수 없습니다. 우리는 천사들의 명료함과 짐승들의 욕구라는 두 가지 확실성 사이에 걸린 채 매달려 있지요. 그렇게 우리는 영원히 불명확한 상태로 남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의 삶은 계속해서 우리에게 더 깊고 많은 선택지들을 안겨 주는데, 각 선택을 해야 할 때마다 끝없는 의심과 회의로 나아가는 우리의 능력만이 증대됩니다. 불행한 피조물인 동시에, 모든 존재들 중 가장 행운을 타고난 셈이지요. 우리의 승리가 곧 우리의 몰락이 되며, 우리가 비난받게 되는 기회는 우리가 위대해질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결국 우리에게 남는 것은 우리가 선택한 것들뿐이니까요. -본문에서

인간의 참된 본성과 행복을 가로막는 무분별한 전통과 강압적인 종교의 틈바구니 속에서 진정한 사랑과 신앙에 대해 질문하는 『불복종』은, 애초에 반항하는 방법조차 배우지 못한 이들이 스스로 각성하여 새로운 길을 창조해 나아가는 과정을 보여 준다.(“사람은 오직 자기 자신만을 구원할 수 있다.”-본문에서) 우리에게 유대인 사회와 유대교는 다소 낯설게 다가올지 모르지만, 실상 전통과 종교라는 이름의 억압은 우리 사회 도처에서도 충분히 맞닥뜨릴 수 있는 문제다. 나오미 앨더만의 『불복종』은, 자기다운 자신과 더 나은 세계를 모색하는 모든 “불순종하는” 이들에게 뜨거운 위로이자 열렬한 용기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작가 소개

--

나오미 앨더만

나오미 앨더만은 『불복종』, 『수업(The Lessons)』, 『거짓말쟁이의 복음(The Liars’ Gospel)』, 『파워(The Power)』 등을 발표한 소설가이자 오렌지 상 신인 작가상, 《선데이 타임스》 올해의 젊은 작가상, 베일리스 여성 문학상 등을 수상한 작가다. 《그랜타》가 선정한 ‘영국 최고의 젊은 작가’뿐 아니라, 영국 대형 서점 ‘워터스톤스’가 뽑은 ‘미래를 선도할 작가’에도 이름을 올렸다. 또한 BBC 라디오 4의 「과학 이야기(Science Stories)」를 진행하고 있으며, 바스 스파 대학교의 문예 창작과 교수이자 스마트폰 오디오 어드벤처 애플리케이션 「좀비 런!(Zombies, Run!)」의 작가로도 활동 중이다. 현재 런던에서 살고 있다.

--

박소현 옮김

성균관대학교에서 프랑스어문학과 영어영문학을 전공했고, 서울대학교 대학원 영어영문학과에서 영미 시를 공부했다. 현재 전문 통역 및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박소현"의 다른 책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