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야·잉카 문명, 아마존, 삼바 축제, 탱고, 마르케스, 체 게바라, 에비타…라틴 아메리카의 모든 것을 만나는 지구 반대편으로의 여행.
역사와 정치, 경제는 물론 카니발이나 탱고, 축구같은 남미의 독특한 문화에 이르는 다양한 주제를 대중적 글쓰기로 담아낸 책. 참고문헌 대신 관련 인터넷 사이트 주소를 수록했다.
지구 반대편의 대륙 라틴 아메리카에 좀더 쉽고 재미있게 다가갈 수 있는 책
아르헨티나의 탱고 공연단이 방한하면 그때 잠깐, 지구의 허파 아마존이 파괴된다고 외신이 들어오면 또 그때 잠깐, 대통령이 순방길에 오르면 잠시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이렇게 라틴 아메리카는 우리에게 항상 한쪽 모습으로만 다가왔다. 기존의 이 지역 관계 서적들 또한 라틴 아메리카의 역사에 대해서, 그들의 민중혁명에 대해서, 해방신학에 대해서 일면적으로만 접근해 왔다.『라틴 아메리카를 찾아서』에서는 이러한 점을 지양하고 이 지역에 대한 다각도의 접근을 시도한다.
정열의 대륙 라틴 아메리카 하면 우선 탱고와 삼바 축제가 떠오른다. 그러나 그 화려한 외양의 이면에는 가부장제의 비극과 빈익빈 부익부 구조가 반영된 축제의 모습이 숨어 있다. 탱고는 적자생존의 치열한 경쟁을 요구하는 근대사회가 남성들을 한없이 외롭고 초라하게 만들었을 때, 춤을 통해서라도 남성다움을 발산하고자 했던 사람들이 아르헨티나를 무대로 탄생시킨 춤이다. 또한 이민자와 하층민들의 외설스러운 춤으로 발생 초기에는 상류층에 의해 철저하게 외면당했다가 유럽에서 인기를 끌자 뒤늦게 아르헨티나 상류층에까지 전파된 역사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화려하지만 절제된 아름다움을 보이는 춤 탱고는 이제 전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브라질 사람들은 매년 나흘 간의 삼바 축제 기간에 고달픈 일상사를 모두 잊고 환상의 세계로 자신을 몰입시킨다. 전 인구의 2/3가 먹고살기도 힘든 계층에 속하는 브라질에서 이 기간 동안에는 계급의 장벽도 모두 무너지는 듯하다. 리우데자네이루를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 펼쳐지는 이 카니발의 기간 동안에는 경찰도 아무런 제재를 가하지 않고, 국민들은 평소에는 상상도 못했던 온갖 일들을 저지른다. 사회적으로 팽배한 긴장을 정기적으로 분출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축제는 매년 기업화되어 가고 부유층은 전용 클럽에서 파티를 즐긴다. 즐거움의 이면에 사회적 아픔은 여전히 남아 있는 것이다.
『라틴 아메리카를 찾아서』에서는 문화적인 면과 함께 조금은 골치 아프게 느껴지는 정치와 경제 부분에도 쉽게 다가갈 수 있다.「누이 좋고 매부 좋고」편에서는 라틴 아메리카 각국에서 끊임없이 이어지는 정경유착과 부정부패의 원인을 살펴보고 있다. 그리고 개발과 보존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슬기롭게 풀어가는 코스타리카의 관광 산업에 대한「라틴 아메리카로의 여행」편은 우리도 참고해야 할 부분이다. 또한 사회주의적 민중혁명을 꿈꾸어 왔던 라틴아메리카 각국의 국민들이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불어닥친 신자유주의의 영향으로 그들의 과거를 반성하려는 모습과 이러한 경향을 분석하는 저자의 예리함도 엿볼 수 있다.
인문과학자와 사회과학자가 함께 이뤄낸 새로운 시도
저자인 곽재성 씨와 우석균 씨는 대학에서 스페인어와 스페인 문학을 공부하였다. 그 후 곽재성 씨는 라틴아메리카 지역학으로 영국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우석균 씨는 페루와 스페인에서 라틴 아메리카 문학박사학위를 받은, 이 지역 전문가들이다. 우석균 씨는 보르헤스의 시집『부에노스아이레스의 열기』(민음사)를 우리말로 옮기는 작업을 하기도 했다.
『라틴 아메리카를 찾아서』는 인문과학자와 사회과학자가 함께 이뤄낸 학제간 연구의 결과물이라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이들은 지금까지 보아 왔던, 아카데미즘에 빠진 학자들의 논문식 글쓰기를 넘어 새로운 형식의 글쓰기를 보여 준다. 이러한 노력은 그들의 연구 성과물을 일반인들에게 보다 쉽고 정확하게 전하기 위해서이다. 이 책은 아직 우리나라에서 뿌리내리지 못한 지역학 연구와 학제간 연구에도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구하기도 읽기도 힘든 원서 참고 문헌은 이제 가라!인터넷 홈페이지가 그 자리를 대신할 것이다.
이 책에서는 참고 문헌을 찾아볼 수 없다. 대신 그 자리는 각 주제들과 관련된 정보를 찾아볼 수 있는 인터넷 홈페이지 주소가 차지하고 있다. 독자들의 무한한 지적 욕구를 채우기 위해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구할 수도 없고 해독하기도 불가능한 원서의 나열이 아니라, 손쉽게 다가갈 수 있는 인터넷 홈페이지이기 때문이다. 라틴 아메리카의 다양한 모습 중 좀더 알아보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이젠 사이버 스페이스로 들어가면 된다.
제1부 오늘을 읽기 위한 어제의 행보 - 라틴아메리카의 역사와 문명
신의 선물, 옥수수 ― 중앙아메리카 고대 문명의 건설 잉카 제국의 릴레이 ― 잉카 제국 번영의 비밀 섬과 대륙의 차이 ― 콜럼버스와 쿠바 섬의 맹세 커뮤니케이션의 조작자, 에르난 코르테스 ― 아즈텍 정복(I) 목떼수마와 하얀 얼굴의 텁석부리신 ― 아즈텍 정복(II) 기상천외한 선전 포고 ― 스페인의 식민통치 이데올로기 신천지와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 ― 신대륙의 유토피아 파타고니아 : 카이사르의 도시? ― 신대륙을 둘러싼 망상 헤겔의 고민 : 신대륙의 쇠고기는 어째 맛이 없을꼬? ― 제국주의 쟁탈전의 서곡 뒤집힌 세상의 심리학 ― 식민지배하의 안데스 인디오의 의식 구조 안데스 유토피아 : 잉카 메시아를 기다리며 ― 유토피아에서 혁명으로 저개발의 기억 ― 19세의 라틴아메리카
제2부 문화 속에 투영된 삶과 사회상
제국의 꿈 ― 아르헨티나의 카우보이, 가우초 다리 사이의 전쟁 ― 탱고의 기원과 역사 탱고의 또다른 얼굴 ― 가부장제의 비극 카니발! 카니발! ― 리우의 삼바 축제 브라질 속의 아프리카 ― 까뽀에이라와 깐돔블레 펠레에서 호나우두까지 ― 브라질의 축구 열기 숭고한 혁명의 이념을 영원히 ― 멕시코 혁명과 벽화운동 시인의 향기 ― 파블로 네루다의 삶과 죽음 할리우드에 던진 도전장 ― 라틴아메리카의 영화 텔레노벨라가 인기 있는 이유 ― 새로운 통합을 향한 문화 현상
제3부 엔꼬미엔다에서 신자유주의까지 - 라틴아메리카의 정치와 경제
결코 달지 않은 설탕 ― 단일산품의 흥망성쇠 내 땅을 찾아서 ― 토지 소유의 불균형 없는 자의 하느님, 가진 자의 교회 ― 라틴아메리카 가톨릭교의 해부 누이 좋고 매부 좋고 ― 부정 부패의 뿌리를 찾아서 지상 명령 : 피델 카스트로의 수염을 태워라 ― 쿠바 혁명의 세계사적 의미 다시 찾은 크리스마스 ― 변화하는 오늘의 쿠바 라틴아메리카로의 여행 ― 개발과 보존이라는 두 마리 토끼 불타는 아마존 ― 내일을 위한 이데올로기, 환경론 와인 잔에 세계를 담는다 ― 칠레 포도주 산업의 경쟁력 라틴아메리카 백치들의 반성문 ― 1990년대의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에 부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