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밀레니엄

장회익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1999년 1월 15일 | ISBN 978-89-374-2416-8

패키지 변형판 151x224 · 326쪽 | 가격 10,000원

책소개

세기말은 항상 두려움과 혼돈으로 얼룩진다. 시대를 나누는 버릇이 있는 인류는 역사의 새로운 페이지를 넘기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것이 한 세기일 때, 새로운 밀레니엄일 때 두려움은 한층 커진다. 그 두려움은 대부분 과거에 대한 반성이 철저하지 못한 데서 나온다. 그래서 새로운 밀레니엄을 찾는 작업은 역사적일 수밖에 없다. 이는 새로운 질서로 나아가는 전환기의 문턱에서 새로운 희망의 좌표를 찾는 데 인류가 소중하게 끌어안고 가야 할 것, 반성과 비판을 통해 역사적 반복을 억제해야 할 사안을 점검하는 작업인 것이다.

편집자 리뷰

유례없는 혼동과 불안 가운데 우리는 새로운 밀레니엄을 맞게 되었다. 새로운 세기, 새 천년은 우리에게 또 다른 희망과 절망을 안겨줄 것이 분명하지만, 역사란 비약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지난 역사적 시간대를 반성하는 작업은 우리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에 2000년 인류 역사를 정리해 보려는 교수 대상의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자연과학 계열 22명, 사회과학 계열 22명, 사상사 계열 28명 등 총 72명의 교수들이 이 작업에 참여했다. 인류의 역사를 뒤바꾼 22개의 사건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각 항마다 대표 필자 2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필자 나름의 통찰력 있는 시각으로 각각의 사안을 해석해 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AD 1년 예수의 탄생에서 1992년 리우 환경 선언에 이르기까지 2천년 세계 역사에서 가장 특징적인 사건들을 연대기적 순서에 따라 다루고 있다.
설문 작업을 통해 가장 중요한 사건으로 제시된 것은 \’프랑스 혁명\’이었다. 프랑스 혁명은 소수의 특권 집단에 의한 지배로부터 보통 사람의 다중 지배로 바꾸어놓은 정치적 대사건으로서, 중세 봉건주의에 대한 종결이자 자본주의의 틀을 마련한 계기였으며, 인간 스스로 세계를 창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대표적인 사건이었다.
다음은 \’마르크스 사상의 출현\’과 \’컴퓨터의 발명\’이 꼽혔다. 인류사를 유물변증법으로 파악하고 자본주의에 대항하는 사회주의 이론을 만들었던 마르크스. 현실 사회주의의 몰락으로 그의 이론적 입지는 약화되었지만, 그가 직시한 자본주의의 모순은 여전히 커다란 비판틀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통신·전자 혁명의 시대에 박차를 가하고 정보 혁명 시대의 막을 열었던 \’컴퓨터의 발명\’은 그 긍정적 부정적 영향력 모두를 생각해 볼 때, 앞으로도 계속 인간의 삶의 질을 저울질하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다.
\’지리상의 발견\’은 오늘날 서구 중심의 세계로 재편되는 중요한 물질적 토대가 되었다는 부정적 평가와 인간의 호기심과 개척자적 정신의 시원으로 현대의 우주 개척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긍정적 평가가 동시에 내려졌다. 그러나 \’21세기의 새로운 세계사는 서로 다른 역사와 문화를 지닌 사회와 사람들을 하나의 조화로운 체계로 엮어 내는 것이 되어야 하므로, 이는 일방적인 동화가 아니라 자주성에 바탕한 동참과 협력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콜럼버스의 신대륙 도착 이래 전개된 서구 팽창의 역사가 우리에게 가르쳐준 교훈은 여기에 있다.\’는 최협 교수의 지적은 주목할 만하다.
\’1·2차 세계대전\’은 지금껏 인류가 경험한 어떠한 전쟁과도 달리 인류 공멸에 대한 두려움을 남김으로써, 공포에 기반한 평화 유지라는 아이러니컬한 역사의 교훈을 보여 주었다.
\’다윈의 진화론\’과 \’러시아 혁명\’에 대해서도 중요한 의미를 부여했다. 다윈의 자연선택설은 기존의 서양 사상을 지배해 온 플라톤의 사상 체계를 근본적으로 뒤흔든 엄청난 사건으로 인간을 자연의 중심으로 보는 인간 중심적인 사고로부터 인간도 자연의 일부라는 다분히 겸손한 자세로 바꿔 주었다. 뿐만 아니라 다윈의 제시한 동물 세계의 약육강식의 논리는 서구 제국주의의 이론틀을 정당화했다는 비판도 동시에 제기되었다. 러시아 혁명은 전위조직에 기초한 폭력적 사회주의 혁명의 원조로서,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라는 근대를 대표하는 양체제의 역사적 실험을 가능케 한 사건이었다.
\’문자와 인쇄술의 발달\’은 유럽 문명이 확고한 기반을 갖추는 계기가 되었으며, 종교개혁에서 계몽사상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정신혁명의 토대가 되었다. 특히 이전과는 다른 유형의 인간관, 즉 합리주의 개인주의 형성에 커다란 공헌을 했다.
그 다음으로 의미 부여를 받은 사안은 \’뉴턴의 과학 혁명 완성\’이다. 만유 인력의 법칙으로 하늘과 지구의 운동을 하나로 묶었고, 온 우주에는 인력이라는 근본적인 힘이 존재함을 보여 줌으로써 뉴턴 역학은 세계의 움직임을 인간이 예측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만들었다.
서양 종교의 주종으로 세계 문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예수의 탄생\’과 루터의 \’종교 개혁\’ 역시 중요한 역사적 사건으로 평가받았다. 종교 개혁 운동은 근대적인 자유주의, 평등주의 운동에 기여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기계론적 사유 체계의 붕괴를 알린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원리 발견\’는 지성의 한계와 열린 가능성을 동시에 보여 주는 사건으로 꼽혔으며, 한편 \’사회주의의 몰락\’은 비록 실패한 20세기의 역사적 실험이 되고 말았지만 자본주의의 대안 세력으로서 사회주의가 갖는 유의미함이라는 점에서 여전히 그 사상적 호소력은 간과되지 말아야 한다는 평가가 있었다.
우주에 대한 지구 중심 관념에서 벗어난 새로운 인식의 계기 마련이라는 평가를 받은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과 원자 물리학의 발달로 핵에너지 시대와 핵무기 시대의 개막을 알렸던 \’원자폭탄의 투하\’, 그리고 한 위대한 문명권의 붕괴이자 동시에 중세의 출발점이 되었던 \’로마제국의 멸망\’과 \’환경문제의 심각성\’에 경종을 울리는 \’리우 환경 선언\’ 역시 인류 역사의 중요한 사건으로 제시되었다.
마지막으로 실린 최갑수 교수의 글은 21세기 인류 공동의 화두로써 인권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다음 세기를 내다보는 데 세계화나 정보화, 생태주의나 생명공학과 같은 몇 개의 키워드가 나열될 수 있겠지만, 인권이라는 개념은 계속되는 자본주의의 발전에 따른 역기능과 결합해 삶의 모든 영역으로 확장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최교수는 서구 문명의 특수성을 벗어나지 못하는 인권, 제1세계에서조차 확보되지 못한 인권의 통일성, 인권제국주의라는 미명 아래 인권의 보편성을 깨트리는 행위들을 다음 세기를 위해 우리가 뛰어넘어야 할 인권의 혁명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설문 작업을 통해 이루어진 작업에서 기원전의 인류 문명을 배제했다는 점과 첫번째 1천년의 사건과 동양에서 발생한 사건이 적다는 점은 좀 더 생각해 볼 사안이다. 그러나 이 작업이 기독교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이루어졌다는 점, 그리고 서양 중심의 세계관이 우세한 현실에서 동양 나름의 역할을 구명하는 작업이 힘들다는 점은 인정하고 접근해야 할 것이다. 오히려 이러한 작업을 토대로 앞으로의 비서구 사회의 가능성과 방향을 찾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새로운 역사의 흐름을 내다보려는 마음이 강해질수록 과거에 대한 성찰의 눈은 더욱 날카로워지는 지금, 우리가 되돌아보는 2천년의 인류 역사는 바로 미래를 향한 튼실한 일보가 되어 줄 것이다.

목차

1. 예수의 탄생 ― 낮은 땅에서 구하는 인간의 지혜와 사랑2. 로마 제국의 멸망 ― 부패와 인간 억압이 무너뜨린 영원의 제국3. 마호메트의 출현 ― 신의 언어로 사는 평등한 지상4. 주희와 동양 ― 천년의 동아시아 역사를 그린 사상의 현장성5. 문자와 인쇄술 ― 근대 문명이 추구한 인간 해방의 첫걸음6. 지리상의 <발견>, 약탈의 이데올로기 혹은 개척 정신7. 종교 개혁과 루터 ― 실천 없는 관념의 시대를 뒤흔든 개혁 정신 8.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 ― 천문학적 사유가 빚어낸 과학 혁명의 시원9. 뉴턴의 과학 혁명 완성 ― 빛으로 근대를 열어젖힌 중세의 전복자10. 자본주의의 미래 ― 욕망이 만든 불투명한 어둠의 저편11. 프랑스 혁명 ― 시민의 힘으로 역사를 움직일 수 있다12. 마르크스주의,  계몽과 해체의 경계에 선 신화13. 다윈이 남긴 유산  :  다양성, 진화 그리고 유전    14.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 ― 인간 지성의 <한계>와 <열린 가능성> 15. 1, 2차 세계대전 ― 인간의 영혼에 새겨진 홀로코스트의 비극16. 러시아 혁명 , 그 성공의 <신화>와 실패의 <현실>17. 원자 폭탄 개발 ― 핵 무기에 저당잡힌 인류의 미래18. DNA의 발견 ―  윤리와 욕망이 이룬 타협의 역사19. 우주 시대의 개막 ― 잃어버린 은하를 찾는 인류의 미래20. 컴퓨터 의 발전― 가상 세계가 가져올 양날의 칼21. 사회주의의 몰락 ― 좌절 저편, 역사적 비전의 가능성22. 리우 환경 선언 ― 생태학적 위기에서 모색하는 대안적 사유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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