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버 트위스트 2

찰스 디킨스 | 옮김 이인규

출판사 민음사 | 발행일 2018년 4월 13일 | ISBN 978-89-374-6352-5

패키지 반양장 · 변형판 132x225 · 432쪽 | 가격 13,000원

책소개

“셰익스피어와 함께 영국을 대표하는 작가, 찰스 디킨스
빈자와 노동자의 편에서 사회의 부조리를 꼬집는 풍자 소설의 고전이자
삶의 역경 속에서도 선한 의지를 믿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

▶ 그는 가난하고 고통받고 박해받는 자들의 지지자였으며 그의 죽음으로 세상은 영국의 가장 훌륭한 작가 중 하나를 잃었다. ―찰스 디킨스 묘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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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와 함께 영국을 대표하는 작가 찰스 디킨스의 『올리버 트위스트』가 세계문학전집 351권, 352권으로 출간되었다. 소년 올리버의 인생 역정을 통해 영국 사회의 부조리를 날카롭게 풍자하는 동시에 삶에 대한 충만한 희망을 이야기하는 이 소설은 이십 대의 디킨스를 일약 스타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어린 나이에 직접 겪은 빈곤과 열악한 노동 환경에 대한 인식, 그리고 기자로 일하며 삶의 현장을 누볐던 독특한 경력을 통해 디킨스는 산업혁명의 그림자가 드리운 19세기 런던의 뒷골목을 생생하게 재현한다.

편집자 리뷰


■ 산업혁명의 굴뚝이 아니라 그림자를 비추는, 스타 작가의 탄생

그러나 진실을 (중략) 엄정하게 보여 주는 것이 이 책이 추구하는 목적의 일부였기 때문에 필자는 위와 같은 독자들을 위해 날쌘 꾀돌이의 외투에 난 구멍 하나도, 낸시의 헝클어진 머리카락에 남은 머리 마는 종잇조각 하나도 빠뜨리지 않았다. 필자는 그런 것들을 보는 걸 견딜 수 없어 하는 우아한 취향을 조금도 신뢰하지 않는다.
-서문 중에서

찰스 디킨스는 창녀 ‘낸시’의 헝클어진 머리칼을 공들여 묘사한다. 진정한 작가라면 필딩, 디포, 골드스미스가 그러했듯 사회의 그림자와 같은 존재들을 기꺼이 소설에 등장시켜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반대로 사회 현실을 미화하고, 삶의 진실로부터 독자를 유리시키는 글쓰기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낸다.
『올리버 트위스트』에는 소매치기, 장물아비, 창녀가 등장하지만 그들의 입에서 거칠고 모욕적인 표현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디킨스는 독자들이 인물의 말과 행동이 아닌 필연적인 추론을 통해 세계의 참혹성을 읽어 내기를 원했다. 오히려 그는 위선적인 공리주의자들과 부패한 지배층을 묘사하는 데 더 신랄한 언어를 사용한다.
이 소설이 출간되기 몇 해 전인 1834년, 영국은 빈민 구제법을 새로 개정했다. 공리주의자들은 ‘신구빈법’을 통해 더 효율적으로 사회를 운영할 수 있다고 믿었지만, 공리적 원칙에만 집착한 탁상행정은 새로운 폐단을 양산했다. 빈민 계층의 출산을 막기 위해 남편과 아내를 격리 수용한다든가, 구빈원에 의존하는 것을 막기 위해 수용자들에게 가혹한 노동을 강요하는 등 비인간적인 조치들이 시행되었기 때문이다. 디킨스는 잘못된 법과 제도야말로 사회의 구성원들에게 가장 잔인한 공적 악행이 될 수 있음을 역설한다.
약자를 더욱 열악하게 만드는 사회구조, 그리고 그 안과 밖에서 자신과 타인을 갉아먹는 존재들의 모습을 날카롭게 풍자한 『올리버 트위스트』는 특히 빈민과 노동자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받으며 19세기 영국을 풍미할 스타 작가의 탄생을 알렸다.

■ 선의 세계보다 더 정교한 악의 세계를 완성하다

도덕적 우화를 넘어 한 편의 문학 작품으로 『올리버 트위스트』가 오래도록 사랑받는 이유는 주인공 올리버가 겪는 경험의 구체성에 있다. 그중에서도 페이긴, 싸익스, 그리고 소매치기 소년들이 살고 있는 악의 세계는 브라운로 씨, 메일리 부인, 로즈 아가씨로 대변되는 선의 세계보다 더 입체적이고 생생하게 그려진다. 단순히 도덕적 주제에 봉사하기 위해 만들어진 정형화된 악당이 아니라, 각기 다른 역사와 기질을 지닌 살아있는 악인들이 등장한다.
예를 들어 페이긴은 탐욕스러운 장물아비에 창녀들의 두목으로서 혐오스러운 파충류에 비유되는 인물이다. 하지만 선에 대한 뿌리 깊은 증오와 기괴한 희극성 그리고 최면에 가까운 마력을 동시에 지녔다는 점에서, 그를 추동하는 악의 본능은 다른 인물들에게 알 수 없는 설득력을 지닌다.
페이긴과 쌍벽을 이루는 악당 싸익스는 교활한 페이긴과 달리 단순하고 충동적이다. 짐승처럼 거칠고 사나운 악당의 전형이지만, 결정적인 사건을 계기로 극적인 변화를 겪는다. 돌연 죄의식에 사로잡혀 불안한 선잠을 재촉하는 그의 모습은 ‘과연 인간성이란 변화할 수 있는가?’에 대해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디킨스는 선의 세계를 상대적으로 단조롭게 그려내는 반면 악의 세계는 두드러지게 묘사했다. 가난과 비인간적인 노동에 시달렸던 유년의 경험과 기자가 되어 삶의 현장을 누비고 다녔던 독특한 경력으로 인해 어쩌면 당연했을지 모르는 이 불균형은 소설의 운명을 보편과 현대의 지평으로 옮겨다 놓았다.

■ 대중을 열광하게 하는 이야기의 원형

출생의 미스터리, 신분을 뛰어넘는 멜로드라마, 그리고 우연의 섭리. 『올리버 트위스트』에는 지금까지도 다양하게 변주되며 대중을 열광하게 하는 이야기의 원형이 깃들어 있다.
특히 아픈 올리버를 보살피던 브라운로 씨가 문득 소년의 외모가 누군가와 닮았다고 느끼며 혼란에 휩싸이는 장면이나, 막 건강을 회복한 올리버가 악당들이 도사리는 시내로 심부름을 떠나겠다고 나서는 대목에서 독자들은 거부할 수 없는 소설적 긴장을 느낀다.
오랫동안 사랑받은 이야기의 힘, 통쾌함과 감동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능수능란한 솜씨에, 왜 이 작품이 ‘어른들의 동화’로 불리는지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 본문 중에서

그러나 진실을—이렇게 (여러 소설들 속에서) 신분이 크게 향상된 인간들의 옷차림에 대한 것까지도—엄정하게 보여 주는 것이 이 책이 추구하는 목적의 일부였기 때문에 필자는 위와 같은 독자들을 위해 날쌘 꾀돌이의 외투에 난 구멍 하나도, 낸시의 헝클어진 머리카락에 남은 머리 마는 종잇조각 하나도 빠뜨리지 않았다. 필자는 그런 것들을 보는 걸 견딜 수 없어 하는 우아한 취향을 조금도 신뢰하지 않는다. (1권 14쪽)

올리버는 우렁차게 울어 댔다. 자신이 고아가 되어 교구 위원과 민생 위원 나리들의 자비롭고 친절한 저 악명 높은 손길에 내맡겨졌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아마도 더욱더 크게 울어 댔을 것이다.(1권 23쪽)

축복받은 이 나라 법률의 자비로움을 증명하는 이 얼마나 숭고한 사례인가! 구빈원 극빈자들을 잠자게 가만 내버려 두다니 말이다! (1권 36쪽)

“림킨스 이사님, 죄송합니다! 하지만 나리, 올리버 트위스트가 좀 더 달라고 했답니다!” 모두들 깜짝 놀랐다. 모든 사람의 얼굴에 경악과 공포가 서렸다.
“더 달라고 했다니!” 림킨스 씨가 말했다. “진정하게, 범블. 그리고 내 말에 분명히 대답하게. 방금 올리버가 좀 더 달라고 했다는 말인가? 배급 규정대로 준 저녁을 받아먹고 난 뒤에 말이야?” (1권 42쪽)

음식물이 배 속에서 쓰디쓴 독으로 바뀌고 피는 얼음처럼 차갑고 심장은 쇳덩어리인 어떤 살찐 철학자님께서 개조차 거들떠보지 않는 이 산해진미 요리를 올리버 트위스트가 허겁지겁 집어삼키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굶주림의 화신처럼 사납게 달려들어 음식 쪼가리를 정신없이 뜯어 먹는 올리버의 이 끔찍한 식욕을 그 철학자님이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보다 더 보고 싶은 것이 딱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이 철학자님이 이와 똑같은 종류의 식사를 올리버와 똑같이 맛있게 먹어 대는 모습을 보는 것이다. (1권 70쪽)

“하지만 선생님, 아, 정말이지, 선생님! 이 연약한 아이가 자발적으로 사회의 가장 흉악한 무리와 한 패가 되었다고 믿으세요?” (2권 18쪽)

“전 어릴 때부터 거짓말쟁이였고, 또 거짓말쟁이들 속에서 살았어요.” 여자가 다시 한번 잠시 침묵하다가 말했다. “하지만 두 분의 말을 믿겠습니다.” (2권 279쪽)

“빌…….” 여자가 그의 가슴에 머리를 기대려고 애쓰며 소리쳤다. “ (중략) 우리 둘 다 이 끔찍한 곳을 떠나 각자 헤어져서 좀 더 나은 삶을 살아가도록 해. 기도할 때 말고는 우리가 어떻게 살았는지 다 잊어버리고 절대로 더 이상 서로 만나지 않으면서 말이야. 죄를 뉘우치는 데는 아무리 늦어도 결코 늦지 않아. (중략) 하지만 우리는 시간이 필요해…… 약간의, 약간의 시간이 말이야!” (2권 297쪽)

그는 황급히 그곳을 떠나 거의 땅바닥에 쓰러질 지경이 될 때까지 한없이 걸었다. 그런 다음 샛길에 드러누워 자다 깨다 하며 불안한 선잠을 오래도록 잤다. 그는 다시금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망설이면서, 그리고 또다시 고독한 밤을 보낼 것에 대한 두려움에 짓눌린 채 방황을 계속했다. (2권 312쪽)

하지만 만약 죽은 자들의 영혼이 지상에 돌아와 그들이 생전에 알았던 사람들의 사랑—죽음을 초월한 사랑—으로 거룩해진 곳들을 방문한다면 나는 애그니스의 영혼이 이따금 그 엄숙한 구석진 곳을 맴돌 것이라고 믿는다. 비록 그곳이 교회 안에 있고, 또 그녀가 나약하여 죄를 범한 존재였지만 나는 변함없이 그것을 굳게 믿는다. (2권 404쪽)

목차

■ 차례

2권

29장 올리버가 도움을 청한 집의 식구들을 소개하고 설명한다. 9
30장 올리버를 새로 만난 사람들이 그에 대해 생각하는 바를 이야기한다. 16
31장 중대한 순간을 포함한다. 27
32장 올리버가 친절한 친구들과 함께 누리기 시작한 행복한 생활에 대하여. 46
33장 올리버와 친구들의 행복이 갑작스러운 중단을 겪는다. 61
34장 무대에 처음 등장하는 한 젊은 신사에 대한 소개의 성격을 띤 상세한 묘사와 올리버에게 일어나는 새로운 모험을 포함한다. 76
35장 올리버가 겪은 모험의 불만족스러운 결과와, 해리 메일리와 로즈 사이에 오간 모종의 중요한 대화를 포함한다. 94
36장 매우 짧은 장이며 그 자체로는 별로 중요하지 않아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그럼에도 앞 장의 후속편으로서, 또 나중에 때가 되면 이어질 이야기에 대한 열쇠로서 꼭 읽어야 한다. 108
37장 독자는 과거와 딴판이 된 상황을 만나게 되는데, 이것은 부부 사이에서 드물지 않게 일어나는 일이다. 115
38장 범블 씨 부부와 멍크스 씨의 야간 면담에서 일어난 일을 설명한다. 136
39장 독자와 이미 안면이 있는 몇몇 존경할 만한 인물들을 소개하고, 멍크스와 유태인이 어떻게 그들의 훌륭한 머리를 맞대고 궁리했는지 보여 준다. 155
40장 앞 장에서 이어지는 내용으로 기이한 면담을 다룬다. 182
41장 새롭게 발견한 것들을 포함하며, 놀라운 일도 불행과 마찬가지로 혼자 오는 법이 없음을 보여 준다. 194
42장 올리버의 옛 친구 하나가 결정적인 천재적 재능을 드러내면서 대도시의 대중 인사가 된다. 211
43장 약삭빠른 꾀돌이가 어떻게 곤경에 처하게 되었는지 보여 준다. 230
44장 낸시가 로즈 메일리에게 한 약속을 이행할 시간이 도래한다. 하지만 실패한다. 249
45장 노어 클레이폴은 페이긴에게서 비밀 임무를 부여받는다. 261
46장 약속을 지키다. 268
47장 치명적인 결과. 286
48장 싸익스의 도망. 299
49장 멍크스와 브라운로 씨가 마침내 만난다. 그들이 나눈 대화와 그 대화를 중단시킨 소식. 316
50장 추격과 도망. 334
51장 몇 가지 수수께끼가 밝혀지고, 재산 계약이나 아내의 용돈 따위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는 청혼이 묘사된다. 355
52장 페이긴이 살아 있는 마지막 밤. 379
53장 그리고 마무리. 396

작품 해설 405
작가 연보 417

작가 소개

찰스 디킨스

1812년 영국 햄프셔 주 포츠머스에서 해군성 경리국의 하급관리였던 존 디킨스와 엘리자베스 배로의 여덟 아이 중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사립학교에서 잠시 교육을 받았지만 아버지가 빚으로 수감된 후 런던의 구두약 공장에서 하루 열 시간씩 일했다. 중학교를 이 년 정도 다니다가 열다섯 살에 변호사 사무실에서 사환으로 근무했으며, 곧이어 법원 속기사를 거쳐 신문사 기자가 되었다. 소년 시절부터 고전을 읽어 문학에 눈떴을 뿐 아니라, 기자 생활과 다양한 여행 경험으로 넓은 식견을 갖출 수 있었던 디킨스는 빅토리아 시대의 사회 빈곤, 부조리한 사회 계급, 그리고 열악한 노동 환경에 대한 신랄한 비평을 마다하지 않았다. 1833년 잡지에 투고한 단편이 실리면서 작가 활동을 시작했고, 1836년 소설집 『보즈의 스케치』가 출간되었다. 곧이어 발표한 고아 소년의 이야기 『올리버 트위스트』로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인정받으며 작가의 지위를 확립했다. 대표작으로 『위대한 유산』, 『데이비드 코퍼필드』, 『두 도시 이야기』, 『크리스마스 캐럴』 등이 있다. 1870년 빅토리아 여왕으로부터 기사 작위를 수여받았으나 이를 거부했다. 같은 해에 뇌내출혈로 세상을 떠났고 웨스트민스터 대성당에 안장되었다.

이인규 옮김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영문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미국 인디애나 대학교와 버지니아 대학교에서 연구 활동을 했으며 현재 국민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역서로 『채털리 부인의 연인』, 『라셀라스』, 『위대한 유산』, 『노인과 바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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